사람이 보는 시야는 보통 140°정도이다. 녹내장이란 안구의 압력이 시신경에 영향을 미쳐서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에는 시력을 잃어버릴 수 있는 병이다. 눈이 공처럼 둥근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압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에는 공기가 가득 차 있어서 모양을 유지하는 것처럼 눈에는 ‘방수’라는 물이 생성돼 일정한 압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 방수가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생성된 방수가 빠져나가지 못하면 결국에는 눈의 압력이 올라간다. 이렇게 방수의 생성과 유출에 불균형이 생기면 안압 상승을 일으키고, 높아진 안압은 시신경을 압박해 실명까지 일으킬 수 있는 병이 녹내장이다. 최근에는 안압보다는 시신경 상태가 더 중요하게 생각되지만 결국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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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기자 |
녹내장과 고혈압은 유사한 점이 많다. 둘 다 많이 알려진 질환이고 녹내장은 안압 상승, 고혈압은 혈압 상승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또 초기에는 두 질환 모두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가 방치할 경우 전자는 실명, 후자는 뇌출혈과 만성신부전 등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일으킨다. 두 질환 모두 완치는 어렵고 관리해야 하며, 별다른 일이 없는 한 평생 약을 사용해야 한다.
다른 점도 있다. 고혈압의 경우 140/90mmHg 이상의 혈압은 약물 복용이 권유되며 이는 거의 절대적인 수치이다. 반면 안압은 10~21mmHg의 정상 안압이 절대적이지 않고 개인에 따라 안압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야 한다. 고혈압은 140/90mmHg 이상이면 무조건 높은 압력이지만, 안압은 각막 두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한국인의 각막 두께 평균은 530㎛ 정도인데 간혹 600㎛가 넘는 사람도 있고, 500㎛가 안 되는 사람도 있다. 각막 두께가 두꺼운 사람은 안압이 높게 측정되므로 안압이 높게 측정이 된다 해도 시신경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수 있고, 얇은 사람은 안압이 실제보다 낮게 측정되므로 정상 안압이어도 위험할 수 있다. 특히 근시가 많은 동양인의 경우에는 안압이 정상이라도 녹내장이 발병하는 정상 안압성 녹내장이 많기 때문에 절대 안심할 수 없고 안압과 각막 두께, 시신경 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로 진단과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녹내장이 정말 무서운 이유는 무엇일까. 녹내장의 닉네임이 ‘소리 없는 시력도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전혀 없다. 시신경이 반 이상 손상되더라도 시야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고, 또 시야가 반 이상 줄어야 환자 스스로 문제를 느낄 수 있으므로 환자가 증상을 느껴서 병원을 찾을 정도라면 이미 시신경 손상이 심해 되돌릴 수 없다. 시야가 좁아지면 마치 망원경으로 먼 곳을 보는 것처럼 중심부만 보이고 주변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계속 진행되면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녹내장은 약물 레이저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약물도 다양해지고 효과도 좋아져서 대부분 약물로 잘 관리할 수 있지만 약물로 유지되지 않을 경우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의외로 시야가 좁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시야가 좁은 것인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들 모두가 녹내장 환자는 아닐 것이다. 시야가 좁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치 벽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답답하다. 더구나 지역과 나라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앞장선 분들은 자신의 시야가 녹내장 환자의 시야가 아닌지 수시로 되돌아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