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상도 칼럼] ‘괴력난신’과 이재명-윤석열 TV토론

‘무속’ ‘욕설’로 비방전 심화, 두 후보 ‘비호감 대선’ 자초

비전 제시하며 표심 설득, 정책 대결 모습 보고 싶다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괴력난신’(怪力亂神)은 웬만해선 정확한 의미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괴이(怪異) 용력(勇力) 패란(悖亂) 귀신(鬼神)이란 독립적인 뜻을 가진 단어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풀어 놓으니 더 알쏭달쏭하다. 각 단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괴이는 정도나 이치(理致)를 어지럽히고, 용력은 덕(德)을 해친다. 난은 다스림, 귀신은 사람과 짝을 이룬다. 여기서 키워드는 이치다. 자연의 순환처럼 사람이 도리를 다하는 바로 그것이다. 이를 사람이 구현하는 것이 도와 덕, 도덕이다. 귀신은 사람을 현혹하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통칭한다.

공자는 ‘괴력난신’을 말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괴력난신은 이치의 올바름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이치를 지극하게 연구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니 입에 담지 않으려 했지 싶다. 아마도 스스로를 닦아 인격적인 완성에 이르고, 이를 정치의 바탕으로 삼으려는 현실적 지향점을 제자들에게 강조한 듯하다. 공자가 감정과 성품을 다스리는 시(詩 또는 ‘詩經’), 정사를 말하는 서(書 또는‘書經’)와 함께 예절을 줄곧 강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속깊은 내용을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겠다.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괴력난신을 곱씹는 이유는 대선 정국을 어지럽히는 추문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탓이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두 대선 후보가 마찬가지다. 그것도 녹취록 형태로 불거져 대권의 향방을 좌우한다는 양자 TV 토론 불쏘시개가 될 판이다.

오는 3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글로벌 부의 양극화는 최근 세계은행이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다시 확인됐다. 지난 20년 동안 이룬 불평등 개선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물거품이 될 수 있단다. 우리나라라고 다를 바 없는 데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번지는 위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저성장의 늪을 탈출할 성장 엔진을 가동해야 한다. 갈수록 꼬이는 한반도 정세는 또 어떤가. 무엇보다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쩍 갈라진 국론을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일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새로운 리더십의 몫이다.

그래서 험난한 팬데믹 위기를 헤쳐갈 지혜를 모으는 정책 선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영 딴판이다. ‘무속’과 ‘욕설’의 진흙탕 싸움에서 헤어날 줄 모른다. 역대급 비호감 후보들이 벌이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윤 후보는 본인과 부인, 그리고 장모가 줄줄이 엮인 속칭 ‘본부장’ 의혹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 속 무속 관련 내용은 유권자들이 고개를 돌리게 만든다. 이는 윤 후보 본인의 ‘손바닥 王자 논란’과 함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 해산을 촉발한 건진법사 보도가 더해지면서 명확한 해명의 필요성을 키웠다. 게다가 김 씨의 녹취록이 추가 공개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경선 주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는 주장을 담은 발언까지 나왔다. 속된 말로 내부 총질이요, 여당에겐 좋은 공격의 빌미다.

당장 제정 러시아 몰락의 도화선인 괴승 라스푸틴, 고려말 공민왕의 실정을 초래했던 신돈, 조선말 명성황후 멘토 노릇을 한 진령군 등이 줄줄이 소환됐다. 이에 더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도 입길에 올랐다. 이들의 공통점이 ‘나라를 말아 먹었다’는 것이란 설명과 함께. 물론 윤 후보 본인이야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하겠으나 유권자 입장에선 참으로 고약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윤 후보가 자초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후보도 사정이 곤궁하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른바 가정 문제에서 비롯된 이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 모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가치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있다. 불신도 부채질한다.

문제는 비방과 폭로의 네거티브 선거를 정책 대결로 이끌자며 마련한 두 사람의 TV 토론에서 이런 문제가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선거 판세가 혼전을 거듭할수록 진영 결집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지지율 정체의 고리를 끊기 위해 TV 토론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건 당연하다. 그 좋은 소재가 무속과 욕설 논란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대장동 의혹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괴력난신의 칼춤 아닌가.

그런 조급함과 욕심을 내려놓고 현 시기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으며 국가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격조 높은 토론을 보고 싶다. 코로나 시국에 국민이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또 ‘비호감 1위와 2위 후보만 참여하는 비호감 토론’이란 또다른 대선 후보들의 지적을 조금이나마 극복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3. 3‘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4. 4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5. 5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6. 6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7. 7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8. 8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9. 9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 1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2. 2‘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7. 7민주, ‘소방재정 설화’ 추미애·부승찬에 경고
  8. 8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9. 9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10. 10[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8. 8“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9. 9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8. 8“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9. 9[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