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쏘 코란도 렉스턴 티볼리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륜구동 SUV 자동차 메이커가 쌍용자동차다. 이 회사는 1954년 1월 미군이 남긴 폐차를 뜯어보고 연구하며 생산한 자동차에서 비롯됐다. ‘하동환자동차제작소’, 24세 청년 하동환의 창업 스토리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자동차가 이끌 사회 변화를 감지한 혁신의 씨앗이 아닐 수 없다.
전통과 브랜드, 회사 크기로는 버틸 수 없는 시대다. 130년 자동차 산업의 흐름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수소자동차로 전환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그 변화의 소용돌이를 거치며 변곡점에 섰다. 하동환자동차공업주식회사, 동아자동차공업주식회사를 거쳐 1988년 쌍용자동차주식회사로 간판을 변경했고, 대우자동차에 이어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2010년 인도 마힌드라자동차로 주인이 바뀌었다가 다시 새옷을 갈아입을 단계에 섰다.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7개월 만에 맞을 새 주인은 에디슨모터스다. 지난해 쌍용차의 매출은 2조9297억 원이지만 영업손실은 4460억 원이다. 그런데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 원. 쌍용차 매출이 에디슨모터스보다 32배나 많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한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나온다. 그게 변화와 혁신의 세상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혁신을 주도하는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며 만들어진 회사다. 그 뿌리가 1998년부터 친환경 버스를 개발해오다가 2010년 정부로부터 전기버스 자동차 인증을 받는 등 기술력을 키워온 경남의 기업 한국화이바이고, 그 자회사에 바탕한 에디슨모터스 본사가 함양에 있다는 점이 우선 반갑다. 또 한가지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던 시대가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로운 시대’에 나타난 토종 빠른 물고기의 가능성이다. 혁신의 씨앗이 열매를 맺는 일이다.
하지만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면 산통보다 더한 진통을 겪어야 한다. 당장 돈 문제를 풀어야 하고, 고용안정도 관건이다. 쌍용차의 부채는 공익채권을 포함해 7000억~1조 원에 이르고 직원 수도 4500명이나 된다. 2009년 쌍용차 노조원들이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발해 불거진 쌍용차 사태의 그림자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다.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사업가로도 세상에 공헌했다. 그는 ‘세상에 필요한 발명을 한다’는 모토로 살았다. 자동차가 이끌 세상의 변화에 청춘을 바쳤던 하동환의 의지가 새로운 쌍용차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