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접종 중단 사태를 빚고 있는 백신 수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723만 회분이 오는 14일부터 6월 첫째 주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온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5월 중순부터 시작될 AZ 백신 2차 접종을 차질없이 지원하고, 5월 하순부터 시행될 1차 접종도 속도를 내게 된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 반입된 AZ 백신은 200만6000회분으로, 1차 접종에 183만 회분을 쓰고 17만여 회분이 남아 있다.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를 사용해 34만5000회분으로 늘릴 수 있다 해도 3, 4일이면 소진될 물량인 데다, 추가 공급 물량의 도입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접종 차질이 예상됐다. 발표대로 접종이 진행되길 바란다.
정부는 화이자 백신도 5, 6월에 500만 회분 공급된다고 했다. 이럴 경우 조만간 화이자 백신의 접종 중단 사태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화이자 백신의 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이달부터 접종을 중단했다. 132만 명에 대한 2차 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은 백신은 52만9000회분(LDS 사용)에 불과한 데다, 다음 달까지 공급받기로 한 529만7000회분의 추가 물량도 언제 들어올지 확정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후 3주 지나 2차 접종을 해야 하는데, 이 시기를 놓치면 코로나19 예방효과가 떨어진다. 1, 2차 접종 간격이 11~12주인 AZ 백신 역시 마찬가지다. AZ와 화이자 백신의 2차 접종을 실기하면 316만여 명에 대한 1차 접종이 효과를 못 거둘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백신 접종 중단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의 접종 결과를 지켜본 뒤 접종한다며 백신을 선구매하지 않은 정부의 판단 착오가 화근이다. 잘못 끼운 첫 단추는 나머지 단추를 끼우는 데 연쇄적인 차질을 일으켰다. 늦은 백신 확보와 저조한 접종 실적이 무리한 접종을 부른 것이다. 백신 도입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4월 300만 명 접종’ ‘상반기 1200만 명 1차 접종’ 등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2차 접종용 백신을 1차 접종에 당겨쓰다 보니 접종 중단 사태를 초래했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다 한계에 봉착한 셈이다.
백신을 원하는 만큼 제때 확보할 수 없는 처지라면, 주어진 조건 내에서 최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접종 방안을 마련하는 게 현명하다. “접종 전략을 바꿔 65세 이상 고령층부터 1, 2차 완전 접종을 하자”는 전문가도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하자는 얘기다. 1차 접종 늘리기에 치우치다간 2차 접종에 실기해 집단면역 시기만 늦어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장기전이다. 백신 개발국이 지적재산권 행사를 중단하지 않는 한 우리 같은 비개발국의 백신 확보는 수요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이게 현실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최대한 빨리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리가 풀어야 할 ‘코로나 방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