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비대면 사회로 급변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던 4차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이 실생활 또는 산업현장에서 빨리 도입될 전망이다.
특히 IoT(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 4차산업혁명의 기술은 초연결 초지능 융합화의 특성이 있어 제조산업현장 적용은 더욱 가속이 붙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의 어원은 독일이 추진하는 제조업 재건 전략인 인더스트리 4.0에서 유래했다. 이는 IT를 활용해 생산공정의 자동화를 비롯하여 설계 개발 제조 유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가치 사슬을 통합하고 사이버 물리 시스템(CPS)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생산체제를 만드는 것으로 이미 독일 일본 미국 등 제조 강국들은 이들 기술을 적용한 기존 제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조선·해양산업은 주문생산으로 수많은 선박용 기자재를 조립 생산하는 융·복합산업으로 건조공정이 복잡한데다, 주문생산으로 표준화가 어렵고 실외 작업이 많으며 많은 사외 협력사와 협업을 해야 한다. 따라서 자동화 IOT 적용 등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으로 전환에 한계가 있었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으면서 빅데이터 AI 등 여러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는 길이 열렸다.
조선·해양업계의 스마트화 전환은 고객관리부터 설계 생산 시운전 인도 및 사후관리(A/S)까지 선박을 생산하는 전 공정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선주의 다양한 요구와 강화되는 해양환경 규제에 적합한 선박을 구현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AI 등을 적용하여야 하고, 복잡한 평면도면(2D) 대신 입체도면(3D)으로 변화와 이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로 연결하여 생산 현장에서도 각종 모바일 기기에서 볼 수 있도록 하여 오작동 및 안전사고 방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 단계에서는 수많은 기자재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실시간 생산공정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증강현실 기반의 검사시스템 등이 포함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개념의 사이버 조선소를 구축함으로써 선박생산 전 과정이 실시간 관리돼 선박 원가 절감 및 산업 재해 방지 및 고품질 선박생산에 일익을 할 것이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가 203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40%로 줄인다는 목표로 각종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노후선 교체 수요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채택된 유럽연합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의무화도 노후선 교체에 대한 실질적인 압력으로 작용해 신주 발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이런 국제적 환경 변화는 친환경선 등에서 강점을 지닌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될 것이다. 또한 실시간으로 최적 항로를 개발하고 자율 운항을 하는 ‘스마트 자율 운항 선박’ 도입이 빨라지면서 국내 현대 대우 삼성 등 대형조선소가 스마트선박 솔루션을 보유하면서 선주사들로부터 신규 수주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말이 있다. 국내 조선·해양산업의 수주 전망이 밝다고 해도 문제는 인력이다. 국내 조선·해양산업 종사 인력은 2014년 20만 명 규모에서 2019년 10만 5000명으로 대폭 줄었으며 선박 건조는 숙련 노동의 필요성이 매우 크지만 숙련된 인력의 탈 조선소는 가속되고 있으며, 고령화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매년 900여 명의 산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사망사고만 9명에 달했다.
이는 국내 조선·해양업계가 스마트 야드(Smart K-Yard)로 빨리 변화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위험의 외주화’란 말 대신 ‘위험의 장비화’가 필요하고, 퇴직하는 숙련 인력의 숙련비결을 빅데이터와 AI가 대신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 야드, 스마트 선박기자재를 설계하고 생산하고 운영해 나갈 인재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
마침 정부가 국내조선소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스마트 야드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라 한다. 조속히 통과되어 세계 최초의 스마트 조선소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박노해 시인의 ‘아직과 이미 사이’란 시가 있다.
‘아직에 절망할 때/이미를 보아/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우리나라 정부와 조선·해양업계가 ‘아직’에 머무르지 말기를 희망한다.
심상목 박사·부경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