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가 있다. 직접 만나 설명하고 싶다.” 부산 동래구 쓰레기 수거업체 A 사가 기자에게 연락해온 방식은 꽤 인상 깊었다. 불법 사(私)수거를 통한 A 사 위탁수거 물량 조작 의혹(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10면 보도)이 첫 기사 골자였다. 당시 업체는 이미 기자 연락처를 확보했다. 그런데 보도 후 “만나고 싶다”는 의사는 A 사 인맥을 두세다리 걸친 끝에 기자의 지인을 통해 전달됐다. 이 말을 전달하려 A 사가 가동한 인맥엔 전직 동래구 공무원이 포함돼있다.
첫 보도 이후 A 사를 둘러싼 의혹 상당수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너구리’로 불리는 불법 사수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A 사 경영진 입에서 확인됐다. ‘허위 직원’을 통해 직접노무비를 수령한 정황도 구의회에 꼬리가 밟혔다. 구는 매년 8월, 이듬해 쓰레기 수거에 드는 비용을 추산하고 업체에 지급한다. 올해 A 사가 받은 돈은 49억 원. 이 비용엔 직접 수거 업무를 하는 직원에게 주는 직접노무비와, 이 업무를 관리하는 이들에게 주는 간접노무비가 포함된다. 전경문 동래구의원이 급여대장을 분석해 현장을 탐문한 결과 직접노무비를 받을 수 없는 일부 직원의 이름이 직접노무비 대장에 오른 것을 확인했다.
A 사가 동래구 쓰레기 위탁 업무에 뛰어든 1995년 이래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다. 지난해 1500t에 달하는 수거물량 조작이 불거져 구가 A 사로부터 약 2억 원을 환수했다. 올해 초엔 부산시 특정감사가 있었다. 그런 A 사가 올해도 무리 없이 이 계약을 따냈다. 내년도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 구는 문제를 개선하겠다며 기존 수의계약으로 맡기던 수거 용역에 최근 입찰을 붙였다. 그런데 공고에 ‘동래구 소재’로 자격을 제한했다. 용역 구역은 2곳.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업체도 A 사 포함 기존 업체 2곳뿐이다.
A 사 고위 경영진 2 명이 현재 업무상배임 혐의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 범위가 A 사를 넘어 동래구 직원들까지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구는 A 사 사업에 별 제약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구의 ‘행정 실수’는 어쩐 일인지 A 사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했다. 구의 과오는 그저 관리 부실에 그치는가. 혹시 A 사의 영향력은 ‘전직’ 공무원을 넘어선 범위까지 행사되는지 의심스럽다. 이번 입찰의 결과와, 이에 대한 구 조처는 의혹을 불식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사회부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