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카카오뱅크가 때아닌 무신고 영업 논란에 휩싸였다. 통신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자본금 1억 원 이상)는 모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부가통신사업자 신고를 해야 하지만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3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 이익을 달성하고, 활동 영역을 넓히며 수수료 부문 흑자 전환까지 성공한 카카오뱅크의 질주에 적잖은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일찍부터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받아온 카카오뱅크의 기업 가치에도 큰 타격이었다.
그런데 이내 온라인 금융업체들의 무신고 사례가 무더기로 드러났다. 카카오뱅크에 앞서 무신고 사실이 드러난 카카오페이는 물론 인터넷은행, 카드사, 지방은행까지 신고 없이 영업을 해온 것이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업체들은 사실이 확인된 이후 모두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라 절차가 어렵진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전자금융업과 관련한 등록은 모두 마쳤지만, 부가통신사업자 신고의 필요성은 인지하지 못했다”며 “업계 내에 해당 등록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규정을 보면 금융업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업체는 모두 해당된다. 당국의 적극적인 안내가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과기부는 오랜 기간 부가통신 신고사업자에 대한 관리에 소홀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과기부에 등록된 부가통신사업자 수는 1만 5000곳 수준에 그친다. 온라인 서비스 업체가 모두 신고해야 하는 등록임에도 턱없이 적은 것이다. IT 발전과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터넷 거래가 급속하게 발전하는 동안 정부의 관리감독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한 셈이다. 과기부는 사태 이후 뒤늦게야 금융권과 IT 관련 단체 등에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허술했던 당국의 관리가 계속되는 동안 IT를 흡수한 금융권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와 철저한 관리감독이 없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산업 전반의 정체로 귀결된다. 올해 최대 화두였던 ‘오픈뱅킹’은 이용자를 빠르게 늘렸음에도 한 조사에서 “보안이 우려된다”는 응답을 50%가량 받으며 불안해소에 실패했다. 신뢰 회복이 금융 발전의 기반이자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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