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참 혼란스럽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장마로 전국의 곳곳이 수해를 입었다. 장마가 그치고 시작된 폭염은 일상을 힘들게 한다. 그런 상태에서 코로나19는 모두를 더 힘들게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마로 실내생활이 많아지고 경계심이 느슨해진 틈을 타 카페 등을 통한 코로나 전파가 더욱 활발해졌다고 한다.
가을 2차 팬데믹이 올 거라는 얘기와 함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표했다. 이러한 때 대규모 집회, 여름 휴가가 맞물려 전국은 혼란에 빠졌다. 장마와 홍수에 대한 대처를 잘했는가? 이것이 자연재해인가? 아니면 인재인가? 재해 피해를 입은 국민의 한숨 속에서 책임과 원망이 터져 나온다.
이렇게 혼란한 속에서 다양한 해석과 함께 가짜뉴스가 생성된다. 이런 두려움과 혼란 속에는 가짜 뉴스나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낭설이 퍼지기 쉽다. 특히 코로나 같은 질병과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한낱 왜소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두려움은 사고와 판단을 현혹한다. 지금은 사회적 지성이 필요한 시기다. 어떤 사건과 내용을 접하면서 어떻게 이해하고 봐야 할 것인가? 고민이 많이 된다.
이런 때는 상황논리에 쏠리거나 복합적인 사안을 흑과 백으로 양분해 ‘프레임’으로 덮어 그 양상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프레임이란 자전거나 자동차의 뼈대를 얘기하지만, 사회학적으로는 관점의 문제를 말한다. 어떤 관점으로 사회를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관점을 지니거나 정리하려면, 개인의 가치와 사회의 가치에 대한 담론이 형성돼야 할 것이다. 수많은 가치 중 지금 우리는 어떤 가치를 우선 받아들이면서 사회 진보와 발전을 이룰 것인가를 사회 구성원이 함께 토론하고 만들어 가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것이 우리 시대 언론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저마다 의견과 평가를 내 놓는 지금, 언론의 정제되고 사실에 입각한 진실 보도는 사회적 가치를 설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순히 프레임만으로, 또는 대안 없는 흑백논리로 물타기 하는 형태가 아니라 무지개 같은 다양한 스펙트럼이 공존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무지개의 다양한 색상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고유한 색과 그것이 가진 가치·역할을 상징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좀 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사회다. 스펙트럼이 넓은 사회가 혼란한 모습으로 비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한 가치와 지성이 ‘따로 또 같이’ 숨 쉬는 모습으로 인정돼야 한다.
이전에 이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거짓말 찾아내기’란 책의 저자 파멜라 메이어는 “인간은 하루에 적게는 10번, 많게는 200번 정도 거짓말을 하고 누군가와 첫 대면을 하는 최초 10분 동안 평균 세 번의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그리곤 “거짓말도 몇 가지 버전이 있다”고 했다. 배려형 거짓말이나 습관성 거짓말도 있다. 문제는 자기 이익을 위해 의도를 갖고 하는 거짓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가짜뉴스 등의 거짓말이다. 당연히 문제가 되고 민·형사상 처벌이나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거짓은 괜찮은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이익이 있건 없건, 타인이 피해를 보면 안된다. 이 혼란스럽고 갈피 잡기 어려운 시대는 ‘프레임과 거짓말’만 갖고는 대처할 수 없다.
쏟아지는 정보와 소식 가운데 정제되고, 균형감 있고, 근거를 갖춘 뉴스를 독자는 국제신문에서 보고 싶어 한다. 국제신문이 이 과업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독자와 시민은 호응할 것이다. 정론지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 등 지역 뉴스는 이른바 ‘중앙 언론’이 깊이 들여다보지도 않고, 충분히 보도하지 않으며, 지역 관점에서 이해할 역량이 없고, 별로 관심도 없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사회적 합의와 사회의 집단지성이 더욱 빛나야 할 이때 지역의 언론은 진실에 입각한 깊은 보도로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 달라.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남북을 가리키는 나침반 같이 존재해 달라, 지역사회가 성찰하고 한걸음 진보할 수 있도록.
부산 동구청소년상담 복지센터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