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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언택트 시대 스포츠계의 변화 /김영일

  • 김영일 영산대 교수
  •  |   입력 : 2020-08-12 19:51:27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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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기고 질긴 장맛비가 한껏 위력을 발휘한다. 태풍까지 가세하여 우리를 더욱더 힘들게 한다. 매년 장마와 태풍에 철저히 대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 우리 삶과도 많이 닮았다고 생각된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는데 ‘덥고 습하기까지’ 하니 참으로 일상생활이나 일이나 모두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요즘 시기의 최고 우선순위 필수품은 마스크다. 마스크 없이 집을 나섰다가 아차 하고 되돌아간 경험은 모두 한두 번씩 해보았을 것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삶의 일부분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여름을 맞아 해수욕장 이용객은 물론 해양 스포츠를 즐길 때도 쉽지는 않지만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세계의 스포츠 흐름을 흔들어놓았다. 2020 도쿄올림픽은 내년으로 연기되었으나 내년 개최도 순조롭지만은 않아 보인다. 유럽의 프로축구 5대 빅리그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라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A,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리그를 중단했다가 재개해 예년보다 한참 늦게 가까스로 시즌을 마쳤다. 프랑스의 리그1은 아예 조기에 리그를 종료했다. 이 여파로 다음 시즌 시작도 한 달가량 미뤄졌다. 미국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우여곡절 끝에 개막은 했으나 여러 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일부 선수는 불참을 선언하며 파행을 겪는다.

국내 대표적 프로스포츠인 야구와 축구는 예년보다 늦게 무관중으로 개막해 수용인원의 10% 입장에 이어 이제 25% 입장으로 확대됐다. 차츰 활기를 더해가지만 예년보다는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이런 시대적 변화에도 호황을 누리는 분야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e스포츠의 약진이다. 국내 e스포츠 분야는 젊은 층을 위주로 하루 평균 약 436만 명이 시청하며 그중 절반 이상은 해외 시청자라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e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자 BMW, 벤츠 등 글로벌기업이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한국의 팀과 스폰서계약을 맺기도 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같은 대표적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도약도 눈에 띈다. 이들의 브랜드 가치는 전년보다 4~5% 상승했다.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코로나19는 큰 변화의 계기가 됐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훈련 시스템의 변화다. 같이하는 운동에서 혼자 하는 트레이닝이 종목별로 개발됐다. 선수들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만의 훈련 프로그램을 공유한다. 체조 선수는 소파 위에서 안마 동작을 하고, 펜싱 선수는 거실에서 허수아비를 찌르며, 육상 선수는 발코니에서 장애물을 넘는 등 집안의 소품을 운동 도구로 이용해 혼자 하는 다양한 홈 트레이닝 방법을 제공한다.

언택트(비대면) 방식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이 스포츠계에도 잇달아 도입된다. 첨단기술은 훈련뿐만 아니라 대회에도 활용된다. 올해로 107회를 맞는 사이클 대회인 ‘투어 오브 플란더스’는 실제 도로가 아닌 자신의 집에서 실내 자전거에 올라 VR을 가미한 화상회의 방식으로 경주를 진행했다. 덴마크태권도연맹은 코로나19로 인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자국 선수들을 위해 직접 촬영한 품새 동영상을 온라인으로 출품하면 이를 평가하는 품새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코로나19는 스포츠용품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선캡과 미세먼지 마스크가 결합된 제품, 신선한 공기가 통하며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방풍 재킷, 탑재한 동작 감지기로 자신의 동작을 전송해 제대로 된 동작을 수행하는지 여부와 관련된 정보도 받는 기기 등 새로운 기능의 보조기구와 용품이 잇달아 선보인다.

우리나라 스포츠계도 언택트 시대에 맞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대면 방식으로 이뤄져 왔던 종목은 훈련과 경기, 행사 등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준비해서 열어야 한다.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e스포츠 활성화는 물론 일반 스포츠 종목에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리나라의 세계 최고 수준 ‘K-방역’이 칭송받듯이 언택트 방식의 스포츠산업 콘텐츠 개발과 보급도 우리가 선도적으로 나서 돌파구를 마련하리라 기대해본다.

영산대 태권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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