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동천을 살릴 슬기로운 방법 /이용희

  • 이용희 숨쉬는 동천 대표
  •  |   입력 : 2020-08-10 20:04:5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 12월 전남 순천만에서 지역주민과 습지보전을 주제로한 ‘한·일습지포럼’이 있었다. 습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던 차에 한국습지NGO네트워크의 큰 배려와 도움으로 3일간 많은 공부를 했다. 진취적이면서 열정과 노련함까지 갖춘 순천시 관계 공무원들, 한·일 양국 습지보존 시민단체들 그리고 민간 연구조사자들이 발표에 나섰다.

발표 뒤 활발한 질의응답과 진지한 토론 시간이 이어져 집중도가 높은 행사였다. 특히 발표 가운데 지역주민의 참여와 습지 보전 혜택 공유 내용은 큰 도움이 됐다. 일정을 끝내고 순천시 서면 청소리에서 발원해 순천만으로 흐르는 동천과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동천 하구를 본 것도 혜택이었다. 동천 하구 람사르습지 등록은 많은 순천 시민과 시민단체 구성원이 꾸준히 공청회·설명회를 지속한 이해와 협력 바탕에서 이룬 것이다.

그리고 순천시가 담당자를 6, 7년간 연속해서 근무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게 하고, 능력 있는 베테랑 공무원이 되게끔 한 것도 주효했던 것 같다. 습지는 물도 아니고 땅도 아닌 물과 땅의 중간지대로 물기가 있는 축축한 땅이다. 습지보전법에서는 담수, 기수, 해수가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은 지역이다. 습지는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이자 자원 보고다. 특히 습지에 사는 식물은 질소와 인 같은 영양물질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물을 정화시키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할 것이다.

부산의 최중심 도심지인 서면을 관통하는 동천은 전체 길이가 약 10㎞로 중상류 구간 약 7㎞는 복개한 지하 박스로 이뤄져 있고 흐르는 물이 거의 없는 건천 구간이다. 나머지 약 3㎞ 구간의 하류는 복개되지 않았지만, 역시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기수 지역이다. 습지에 대한 꿈을 아예 꿀 수가 없는 동천에서는 비가 오면 많은 오염물 등이 기수지역으로 내려온다. 다량의 해수와 약간의 담수로 이뤄진 동천의 기수지역은 조수 간만차에도 해수만 이동하는 ‘비중의 특성’과 바닥의 퇴적물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밀도의 특성’이 있다.

동천 하류는 차단·분리가 철저하지 못해 스며든 오폐수, 비점오염물질이 바닥에 쌓인 퇴적오염물이 해수와 섞여 악취가 발생한다. 감조(減潮)구간인 동천에서는 해수만 이동하는 특성에 따라 바닥에 쌓인 오염물에서 나는 심한 악취를 제거하려면, 수량과 유속 문제와 밀도 차이 문제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비점오염물과 퇴적오염물이 섞여 발생하는 악취의 제거는 희석 방법이 아니라 밀도 차에 따른 농도의 방법이 알맞을 것이다.

우리 생명을 유지해주는 여러 기관 중 항상 움직이면서 늘 물과 산소가 풍부한 심장에서만은 암 발생이 없다. 건강한 동천이 되기 위해서는 상류부터 늘 흘러내리는 맑고 풍부한 양의 담수를 확보해야 한다. 순천 시민과 공무원, 시민단체는 합심해 생태학적·수문학적·경제적·경관적 가치·문화적 가치를 지닌 동천 하구 람사르습지를 만든 훌륭한 일을 했다. 부산도 숨 쉬는 동천, 가치 있는 동천이 되게 무척 애를 썼다. 부산시는 동천 생태하천 복원 수질 개선 사업을 2017년 6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진행했다.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천은 이미 편안하게 숨을 쉬고 있어야 할 상태인데, 아쉽게 지금까지도 심한 악취에 숨을 헐떡이면서 험악한 몰골을 하고 있다. 부산은 올해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됐다. 엄광산 백양산 황령산에 둘러싸인 동천이 세계 곳곳에 가치를 뽐낼 때가 차츰 다가온 것 같다.

백양산의 동천 발원지 표지석에서 시작한 동천 물길은 부산 정중앙 표지석과 부산시민공원을 지나 동서고가도 아래 서면 광무교 벽천폭포까지 아슬하게 이어진다. 부산국제금융센터와 미55보급창을 가로질러 북항 바다와 만난다. 더 늦기 전에 숨 쉬는 동천이 되고 가치 있는 동천이 되려면 부전천, 전포천, 호계천과 함께 나란히 많은 물이 넘쳐 흘러야 한다.

부산 시민에게 깨끗한 환경이 필요하다. 숨쉬는 하천이 필요하다. 가치 있는 동천이 필요하다. 동천에 관심이 많은 시민, 동천에 애착을 가진 베테랑 공무원, 동천에 대한 열정을 가진 시민단체 모두가 합심하면서 늘 소통하는 유기적인 관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숨쉬는 동천 대표·이학박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6. 6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7. 7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8. 8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9. 9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10. 10[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9. 9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9일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3. 3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4. 4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5. 5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6. 6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7. 7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0일
  9. 9“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0. 10“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가벗겨진 사우디
“난 짜장”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LCC 통합 때 약속한 부산 허브 구축, 정부가 이행하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무색, 제도적 미비점 보완 시급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