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청년들이 벌이는 생존 경쟁은 앞 세대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그 세대가 부모인 탓이리라. 자녀들이 일자리를 제때 찾지 못하고 새끼 캥거루처럼 집 안팎을 배회하는 모습에 부모들의 한숨이 일상화한 세태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생활하는 청년 세대는 그나마 지역적 특혜를 누리는 편이라 지방 출신 청년들보다는 모든 여건이 나은 편이다.
그런가 보다.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자기 목표나 꿈을 이룰 기회를 찾아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지금 청년 세대의 고민은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 세대의 부성애와 모성애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사회적인 문제다. 그들은 말한다. “서울에 살고 싶어 고향을 떠난 게 아니다.”
청년들이 생존 기회를 좀처럼 찾기 어려운 세태에 지방에 사는 부모들까지 좌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더 가슴 아프다. 균등한 기회를 빼앗긴 지방의 설움을 대물림하는 죄책감 탓이리라. 국제신문이 2020년 신년 기획 시리즈로 보도한 ‘청년 졸업 에세이 -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가 수많은 독자의 심금을 울린 이유다. 부산을 중심으로 지방 청년들의 아픔을 다룬 기획 기사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현실을 한탄하면서도 이리 말했다. “후배들에겐 부산이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발….”
‘청년 졸업 에세이 -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된다. 타이틀은 ‘청년 졸업 에세이’.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인 국내 일간지 기사의 영화 제작으로 주목받는 이 작품은 부산국제영화제(BIFF) ‘커뮤니티 비프’ 상영 예정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제 진행된 크라우드 티케팅까지 순조롭게 이뤄져 공식 상영이 확정됐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 청년을 졸업한 1985년생 김지훈·김지혜 씨의 인생사가 스크린에 오른다고 하니 또 다른 반향이 기대된다.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 국제신문과 함께 부산지역 청년으로 구성된 영화 제작사 ‘바림’이 공동 제작했다. 기사에서 다룬 부산 서구 아미동과 서울 강남 등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부산도시가스 부산은행 부산도시공사 부산환경공단 등 지역 기업과 공기업이 영화 제작을 후원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오는 10월 9일 오후 7시 롯데시네마 대영의 스크린을 장식할 다큐멘터리 ‘청년 졸업 에세이’. 지방에 사는 설움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부모 세대가 이 영화를 본다면 눈가에 이슬이 맺힐지도 모르겠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