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으로 운영되는 부산 도시철도 4호선에서 또 사고가 났다. 제동장치 고장으로 브레이크가 걸린 채 전동차가 운행하는 바람에 열차 안이 연기로 들어차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지점이 지하구간 진입 직전이어서 자칫 아찔한 상황으로 이어질 뻔했다. 4호선은 개통 직후부터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겼다.
무인 도시철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전제조건은 기계적 완결성이다. 열차 안에도 사람이 없고 역사에도 사람이 없으니 관제시스템이 완벽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사고를 돌이켜보면 기계 결함이나 불완전이 너무 잦다. 브레이크가 걸린 채 열차가 달리는 것도 문제지만 원격제어도 안됐다는 건 납득이 어렵다. 작년 전동휠체어 스크린도어 충돌사고 때도 교통공사측은 5중 안전장치가 있다고 했지만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전 개통 당시 “90% 국산 기술로 만들었다”던 자랑이 무색해졌다. 이래서야 승객들이 안심할 수 있겠나.
사고도 사고지만 교통공사측이 사후 처리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더 실망스럽다. 통상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 즉시 유관기관이나 언론사에 상황을 알려 경각심을 높이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발생 후 일주일 가까이 되도록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내부 보고도 중요한 내용은 누락된 채 이뤄졌다고 한다. 사고 원인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투명한 정보 공개 없이 입단속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교통공사가 시민에게 도시철도 안전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고는 가장 취약한 부분을 파고 든다. 이번 사고도 늦은 밤 지하 진입 직전의 전동차에 발생했다. 그것도 하필 안전요원이 한명도 없는 석대역 부근이었다. ‘설마’ 하는 대처가 화를 키우는 전례를 우리는 그동안 많이 봐왔다. 시급한 건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다. 그게 뒤따르지 않는다면 유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후 대처 매뉴얼도 보다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 쉬쉬하다가 더 큰 사고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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