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건축 인허가 심의 때 지역업체 참여를 조건에 넣어 달라.”(부산지역 건설 관련 협회 관계자) “지역업체의 기술력을 높여 대기업이 지역업체를 찾도록 해야 한다. 부산 업체라고 부산에서만 일하는 건 아니지 않나.”(부산시 관계자)
부산시는 지난 23일부터 지역 16개 구·군을 돌며 지역 건설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 자리에는 부산기계설비건설협회 등도 동행하는데 협회에서는 지역업체 참여 의무화를 요구하고, 시는 기술력 향상을 통한 공정한 참여 요구라는 ‘정공법’으로 활로를 찾으려 한다.
시의 방침은 정당해 보인다.
그러나 대구 등 다른 시·도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시 관계자도 “타 시·도는 인허가 단계부터 강한 압박(?)으로 대기업 건설사가 지역업체 참여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도록 한다”고 인정한다. 부산지역 첫 사전협상대상 사업인 한진CY 부지 민간사업자인 삼미디앤씨가 지역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는데도 지역업체 참여 비율을 70%까지 높이기로 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
불황에 허덕이는 지역업체에 ‘사전협상’과 ‘건축 인허가’ 카드는 다르지 않다. “우리도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한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모 협회 관계자의 말처럼 다른 지역에서 공사를 따기가 얼마나 힘든지 직접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규모의 지역 건설업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더욱더 어려움에 처했다. 부산의 민간과 공공 부문을 합친 건설 수주가 지난해 63.2% 감소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는 민간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알면서도 최근 사전협상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고도제한 120m 규정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등의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도 내놨다. 시는 조만간 민간 건설사업에서 규모가 큰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지역 업체 참여를 높이기 위해 조합도 찾을 계획이다.
다양한 건설경기 부양책과 기술력 향상, 지역업체 홍보 지원도 좋지만 “이미 협력업체를 정해 놓고 시작하는 게임”이라는 생각만이라도 들지 않았으면 한다.
경제부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