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봄 합천 황매산 철쭉축제를 다녀온 기억이 난다.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고통 속에서 지난봄을 돌이켜보면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비교적 안정된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고, 코로나19 대응 사례는 각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정부의 신속한 정책 결정,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 그리고 성숙한 국민의식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이 비용 걱정 없이 코로나19 검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국민 건강권’을 지키면서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고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치료비용의 80%는 공단이, 나머지 20%는 국가가 부담해 국민이 내는 비용은 0원이라는 점은 전 세계에서 부러움을 받는다. 결국, 건강보험 지원으로 조기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광범위하게 진단 검사를 할 수 있었고, 나아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충분히 치료가 된다는 믿음을 주는 등 국민이 ‘보이지 않는 공포’에서 벗어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로 중증도 판단 자료로 쓰이는 확진자의 기저질환 여부를 방역당국에 제공해 효율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외에도 건강보험료 감면, 코로나19 대응 시나리오 제작·배포, 전국 요양기관에 감염대상자 정보 실시간 제공, 공단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 등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공단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3월 30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을 3월 건강보험료 부과 금액으로 한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발표 당일 공단 지사마다 출입문 밖으로 많은 분이 줄지어 기다리고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국민의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그 과정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기준을 3월 건강보험료 부과 금액으로 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는 보험료 부과 자료의 시점 차이 때문이다. 지역가입자와 100인 이하 사업장 직장가입자는 재작년 소득으로, 그 외 직장가입자는 작년 소득을 기준으로 부과하니 현재 코로나19로 급격히 줄어든 소득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 기인한다.
자영업자 및 사업장에서 당해연도에 발생한 소득은 그 이듬해 세무당국에 신고하고, 세무당국은 신고된 소득을 공단에 통보한다. 공단은 이를 보험료 부과 자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소득 발생 시점과 보험료 부과 시점에 차이가 난다. 평소대로라면 시간 차이가 나더라도 본인이 내는 평생 보험료 총액은 같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현재 소득을 1, 2년 전 자료로 판단하려고 하니 문제가 된다.
공단은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소득 중심 부과 체계로의 개혁을 준비해왔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2018년 7월 시행된 1차 부과체계 개편에서는 성별과 연령에 근거를 두었던 평가소득을 폐지했고 재산에 대해 부과되는 보험료 비중을 크게 낮추었다. 반대로 경제 여력이 충분한 피부양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수준에 맞는 보험료를 내게 했으며, 1~3%의 고소득자와 고재산자의 보험료는 높이고 대다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인하했다.
그러나 다양하게 노력했음에도 1차 부과체계 개편에서 자영업자의 소득 부과자료 반영 시기를 앞당기지 못한 점과 고소득 일용근로자의 소득을 반영하기 어려웠던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단은 2020년 7월 더욱 형평성 높은 2차 부과체계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언제 완전히 종식될 수 있을지 현재로서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세계 어느 선진국보다 한국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많이 나오는 것은 틀림없다. 정부와 국민이 하나 되어 하루빨리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경남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