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새로운 질서의 도래 /차창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4-14 19:43:34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19년 겨울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2020년 세계 시민의 봄을 빼앗고 빠른 속도로 우리 삶 속으로 침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1일 세계적 대유행(pandemic) 단계임을 선언했고, 14일 현재 세계에서 20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1만 명을 넘어섰고, 미국 68만, 이탈리아 15만, 스페인 17만, 독일 13만, 프랑스 13만, 이란 7만 명 등 빠르게 확산한다.

한국은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인접국이기에 초기부터 확진자가 나왔으나, 정부의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 즉 조기에 진단키트를 만들고 확진자를 발굴하는 차원의 방역 대처로 지금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20~30명 안팎으로 통제하고 있다. 반면 미온적인 초기 대응을 보였던 선진국 등 대부분 국가는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세계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다시 쓰이고 있다. 전례 없는 이 바이러스가 초래하는 양상은 예측할 수 없고, 국내외적으로 새로운 질서의 변화를 발생시키고 있다. 신종 감염병의 국제적 확산 방지에 관한 ‘2005년 국제보건규칙(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 IHR)’은 미비점이 드러났고, WHO는 능력 부족을 드러냈다. 이 규칙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12일 다른 국가의 진단키트 개발에 필요한 코로나19 유전자서열을 공유했지만, 강제 조항이 없어 바이러스 샘플을 제공하지 않았다. WHO는 감염병 확산 차단 초동조치에 실패했다.

국제 레짐(regime·체제)의 구속력은 취약했고, 개별 국가의 주권이 여전히 강력했다. 미증유 사태에 처한 국가들은 협력과 연대보다 자국 이익에 급급했다. 입국 제한, 책임 떠넘기기, 정확한 정보 공유의 소극성 등 다양했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비회원국의 ‘필수적이지 않은 여행’을 금지했고, 방역 및 국경 관리에 저마다 다른 방침을 적용했다.

미국은 같은 사회·경제·문화권인 캐나다 쪽 국경을 한시적으로 폐쇄했다. 일본은 어느 국가보다 먼저 한국민의 입국을 제한했다. 바이러스의 확산이 일종의 ‘포비아’를 증폭시켰다. 인종 지역 국가 등에 대한 차별의 언어가 SNS나 레거시 미디어를 타고 증폭됐다. 한국도 보수 야당과 언론은 ‘우한폐렴’이란 용어 사용을 고집했고, 정부가 중국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을 줄곧 공격했다. 반면 가장 먼저 중국인 입국을 제한했던 이탈리아는 가장 높은 치사율로 코로나19의 비극적인 희생이 되고 있다. 차별과 배제가 아닌 협력과 연대가 이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돼야 한다.

국가의 대응은 2가지 모델로 구별된다. 권위주의적인 중국 모델과 민주주의적인 한국 모델이다. 세계 유수 언론들은 특히 한국 모델에 주목하며 찬사를 보낸다. 효과적인 방역을 위한 필수적 요소로 질 좋은 공중 보건의료체계, 보편화된 온라인 플랫폼 시장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시민의식 등이 거론된다. 한국 모델은 공중보건의료체계가 과부하에 걸리지 않고 효과적인 자원 배분을 통해 감염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았다. 이미 잘 발달된 IT 기술로 구현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사재기 없이 일상 경제활동을 유지하도록 했다. 높은 시민의식은 국가 통제를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잘 이행했다. WHO는 한국의 방역체계를 전 세계 국가에게 배우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국의 진단키트는 전 세계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조언을 구하려는 세계 정상의 전화가 빗발친다. 선진국을 뒤쫓기만 했던 우리가 언제 선진국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나? 한국 모델은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다.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가르치는 교과서를 새로이 써야 한다.

코로나19가 일상도 변화시켰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배우고 가르치며, 생필품을 산다. 문화예술생활도 디지털의 도움을 받는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우리 일상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새로운 일상은 관성이 되어 다른 질서를 구축해나갈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국가가 수십 또는 수백 조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방역 모델의 표준 국가가 된 한국이 경제위기 극복 모델도 만들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4. 4[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 1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2. 2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4. 4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0. 10노르웨이 북극권 누빈 부산 청소년, 극지경험 공유의 場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9. 9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0. 10“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가벗겨진 사우디
“난 짜장”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LCC 통합 때 약속한 부산 허브 구축, 정부가 이행하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무색, 제도적 미비점 보완 시급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