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0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단행키로 했다. 지난주 발표한 민생·금융지원 규모(50조 원)를 배로 늘린 것이다. 지원 대상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서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확대했다. 대기업의 위기는 중견·중소기업의 위기로 번져 국가경제의 총체적 부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만큼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타당한 결정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 조짐을 보이는 등 국내 대기업의 생산·수출 차질이 이미 가시화된 상황이라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금융지원 내용은 29조1000억 원 규모의 경영자금, 2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17조8000억 원 규모의 별도 기업 유동성 공급, 10조7000억 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넘어 주력 산업의 기업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비우량기업과 우량기업 모두를 포함해 촘촘하게 지원하는 긴급자금”이라며 “우리 기업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선제 조치임과 동시에 기업을 살려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2차로 발표한 금융지원 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27조 원을 크게 웃도는 데서 사태 인식의 심각성이 읽힌다. 문 대통령은 “(위기의) 끝이 언제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는 미증유의 위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능가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2008년 위기 때 쓰지 않은 회사채시장 지원 카드를 꺼내드는 등 무제한 양적 완화에 들어간 데서 이를 확인한다. 시장 기능을 살릴 때까지 국채와 주택저당채권(MBS)을 계속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미 언론은 “돈 찍어내기의 새 국면이 시작됐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금융지원에 머물러선 안 된다. 외환위기가 어른거린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이다. 위기 종료 때까지 끊임없이 후속 처방을 준비해야 한다. 문 대통령도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4대 보험료와 전기료 등 공과금 납부 유예·면제, 생계지원방안 등을 주문했다. 현장과의 기민한 피드백을 통해 보다 실효성 높은 대책을 마련해주길 당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