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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한의원은 ‘사교육’이다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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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2-17 19:16:50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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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한의원 없는 곳이 없다. 전국 어디를 가도 한의원이 있는데 막상 환자 입장에서는 언제 한의원에 가야 하는지 모호할 때가 많다. 그래서 아주 쉽게 비유해 보자면 양방은 학교, 한의원은 학원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림 서상균
의료 현장에서 현대의학, 국민이 흔히 ‘양방’이라고 부르는 동네 의원(내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현대의학이 높은 성과를 이룩했고 만국 공통의 보편적 의학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현실이다.

학교의 공교육을 부정하고 학원만 다녀도 안 되겠고, 공교육만 인정하고 사교육을 일절 금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듯 현대 의학과 한의학, 양방과 한방은 상호보완적이다. 학교 교육만으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면 좋지만 현실은 대다수 학생이 학원의 도움을 받듯, 환자 입장에서는 두 의학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고 경험하면서 균형 있게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

한의원에서 만나는 환자분들 중에는 “나는 양방이 안 맞아. 양약은 그때뿐이야”처럼 애교스러운 비판과 함께 한의원 애호가임을 자처하시는 분이 있다. 반대로 양방에 가서 “나는 한의원은 안 맞아. 아프면 일단 양방에 와야지. 한의원에서 되겠어?”라며 얘기하실 분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진료에 대한 불만족은 대부분 학문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의학을 통해 진료를 제공하는 의료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배운 사람들이 더 야박하다”는 평가와 같은 전문직 전체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의사나 의사 중에 환자에 대한 진정성이 없이 진료에 임하는 분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진료하는 환자에게 가장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치료를 제공하려는 보통 사람이다. 모든 의사가 금전적 이익보다 더 간절히 바라는 일은 아무 일 없이 환자가 빨리 회복하는 것이다.

여러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고, 그로 인해 약간은 딱딱하고 조심스러운 진료를 하는 경우는 있겠으나 서로가 충분히 소통하고 신뢰를 쌓는다면 그 어떤 의사나 한의사도 병을 고쳐줄 여러 가지 지식과 무기를 갖추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다. 다만, 자기 분야가 아닌데 비난을 일삼는 경우, 환자를 윽박지르거나 겁을 주는 진료를 하는 경우, 보편적인 진료가 아닌 고가의 특수한 진료나 시술만 권하는 경우 등은 가려낼 필요가 있다.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보편적인 안목을 키운 상태에서 특히 한의원에 가면 좋은 경우는 ‘학원’을 찾아갈 때와 비슷하다.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충분히 공부했으나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듯 여러 검사와 교과서적인 치료를 받았으나 잘 낫지 않고 계속 일상이 힘든 경우, 한의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통증을 차단하는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았으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 검사는 정상인데 본인은 불편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있는 경우, 심리적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신경성 질환, 면역이 저하되어 반복되는 호흡기 질환, 만성적으로 피로 해소가 안 되는 경우, 구체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체질적 문제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한의원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훌륭한 공교육 같은 세계적 수준의 현대의학, 사교육 대국다운 세계적 수준의 한의학, 이 두 의학이 제도권 내에 잘 자리 잡은 국가다. 게다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의료보험제도가 정착돼 있고 의료인 수준도 잘 관리되는 의료 선진국이다. 여러분의 몸이 불편한 순간, 이 글이 생각나기 바라며 학교와 학원처럼 두 의학을 적절히 취사선택하여 건강한 경자년(庚子年) 한 해 되시길 기원한다.

공감한의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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