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수상 거부, 절필 선언, 보이콧으로 이어진 이상문학상 사태가 주관사인 문학사상사의 공식 사과와 올해 수상 발표 취소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내 3대 문학상인 이상문학상이 수상자 발표를 하지 않은 건 44년 역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계약서 전면 수정 약속에도 작가들의 반발은 여전한 데다 문학상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번 사태가 일단락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문학사상사가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에게 요구한 ‘저작권 3년 양도’라는 조항이었다. 수상작의 출판권을 3년 동안 출판사가 독점적으로 행사하며, 수상작은 수상 작가의 개인 작품집 등에 표제작으로 쓸 수 없다는 내용이다. 창작물 저작권은 창작자 귀속이 원칙이며, 저작권자의 권리 존중 없이는 훌륭한 콘텐츠를 얻을 수 없다.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상조차도 작가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작가와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문단에서는 이번 일이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 시대 변화 흐름을 따르지 못하는 출판계의 후진적 관행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사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를 통해 수상을 빌미로 출판사가 작가의 저작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사례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작가회의는 최근 성명에서 “출판권은 저작권 위에 군림할 수 없는 권리이며, 저작권을 마케팅의 도구로 이용하는 출판 행태는 더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고료, 인세, 상금, 저작권과 관계된 출판사의 불합리한 운영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창작자가 출판사로부터 정당한 창작의 대가를 받고,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부당하게 잃지 않도록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이와 함께 난립하는 각종 ‘문학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적으로 문학상은 400여 개에 이른다. 정체성 없는, 획일적이고 고루한 심사 방법의 문학상이 난립하면서 오히려 문학의 풍요를 해치고 상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작가와 출판사는 서로 협력해 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상생하는 관계다. 부디 올해에는 출판계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 작가와 출판계의 연대를 통해 한국 문학의 풍요로 이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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