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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도 세대·젠더 융합이 정답이다 /김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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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1-30 18:36:26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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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에서 전례 없이 30, 40대의 젊은 지도자가 다수 등장하여 전 세계적으로 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017년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39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래 아일랜드 덴마크 우크라이나 등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사상 최연소 지도자가 잇따라 탄생했다. 지난해 34세 여성 산나 마린이 핀란드 총리에 취임하더니 새해가 열리자마자 오스트리아에서 33세의 청년 세바스티안 쿠르츠가 자국을 넘어 세계 최연소 총리 기록을 갱신했다.

이런 서구의 추세에서 영향을 받은 것일까.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4월 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30, 40대 청년 인재 영입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일부 정당은 억대의 선거비용 지원까지 약속하고 나섰다. 이런 추세가 전례가 없다 보니 정치사적 의미와 배경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게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무역 질서가 파생시키는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현상이 젊은 세대의 등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제조업 부문에서 중저기술산업은 우리나라와 같은 고임금 선진 산업국가에서는 급격히 퇴조하는 반면, 첨단기술 분야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전체 일자리 수가 감소해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젠더 간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고, 이로 인해 모든 세대와 집단에 불리한 저임금의 악순환 고리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질서가 파생시키는 다양한 문제 가운데 상당수가 세대와 젠더 집단에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의미를 지녀 갈등과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즉, 세대 간 젠더 집단 간 타협과 절충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수히 많다. 예를 들면, 청년세대는 일자리 감소와 일자리 질의 저하, 청년 부채, 주택 보유 역량 저하, 피혼 같은 문제에, 노인 세대는 퇴직 후 기초생활보장, 연금재원 고갈, 의료비 부담, 독거생활의 고립과 고독 문제에, 여성은 유리천장, 보육 및 육아, 일과 가사 병행 부담, 경력 단절 등에 직면해 있다. 다시 말해, 현대 사회의 사회구조 기능학적 관점에서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와 여성의 등장이 필요하게 됐고, 인위적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정치권은 50, 60대가 거의 일방적으로 점령했고, 청년과 여성은 주변부적 존재에 불과했지만, 이제부터는 30, 40대 젊은 세대와 여성의 존재가 비등한 수준까지 격상되는 정치사적 전환점이 마련되는 것이 아닌가 본다. 권력층의 세대·젠더별 구성이 보다 더 균형을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과거처럼 ‘올드’ 세대가, 남성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관점에서 국가 정상이 올드 세대인 미국은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젊은 세대가 과감히 등용되고, 뒤를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총선을 계기로 이런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 정치 문화는 장유유서와 남녀유별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젊은 세대와 여성의 정치권 진출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부진했다는 점에서 볼 때는 늦었지만, 이런 흐름이 형성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성별을 막론하고, 젊은 세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창조하고 있는 빅 데이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하는 난해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환경 등의 갈등 원인을 보다 과학적·합리적으로 분석하고, 해법을 도출하는 데 올드 세대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러한 비교우위 요인이 이들의 정치적 진출을 정당화하는 주요 이유로 작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스웨덴과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유럽 여러 정부의 지도부에 파격적으로 젊은 세대와 여성이 부상한 사실이나, 아시아에서 90대 중반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수상이 자신의 증손자뻘인 25세 청년을 체육청소년부 장관에 임명한 일이나, 인도네시아의 조코위 대통령이 35세의 스타트업 사장을 교육부 장관에 발탁한 일 등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우리도 드디어 이번 총선에서 전환점을 맞기를 기대해 본다.

아·태관광기구 사무총장·전 주동티모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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