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총선 시즌이 다가왔다. 여야는 사활을 걸고 국회의원을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다. 이즈음에 다양한 국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하여 다양한 사람이 국회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민주주의 대의정치의 원리를 생각하게 된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의 지역구 상황이나 전체적인 국회의원 구성을 살펴보면, 아직 우리나라 국회는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예컨대 법조인 출신의 국회의원이 많다. 부산도 그러한 편이다.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법조인 천국’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법조인의 경우, 논리 그 자체에 충실한 법조인 특유의 직업의식이나 가치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특성이 이른바 진영논리 과다나 다양성 부족 같은 우리 사회 현실을 개선하는 데 한계를 가져오지 않을까.
지자체나 정부의 예산에서 최대 항목인 복지 예산에 대한 견제나 깊은 논의를 할 필요성은 갈수록 커진다. 그런데도 국회의 보건복지 관련 위원도 본인 전문 분야와 별로 관련 없는 의원이 맡는 경우도 많다. 현대 사회는 다양성의 사회이다. 다양한 사람이 국회에 진출하여 다양한 견해를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연령 측면에서도 20대부터 30·40·50대를 거쳐 60대 이상까지 다양하게 분포해야 하고 남녀 비율도 5 대 5의 선을 기준으로 적당하게 맞춰야 한다. 직업 또한 법조인에 쏠린 공천 관행은 되돌아보아야 한다. 여성 비율 또한 늘려야 한다. 부산에서는 40대 이하의 공천을 늘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전 국민의 복지가 최고의 화두가 된 시대이다. 출산율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고령화는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의료·보건·복지 분야는 갈수록 수요가 높아지고 중요도 또한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처럼 한국이 노쇠해가고 있는 현실이라면, 복지 부문에서 예산과 관련한 균형을 이루고 복지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더욱 필요해질 것이다.
의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는 이와 같은 사회 흐름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변화의 자리에 사회의 각 분야 전문가들을 늘려야 한다. 특히 복지와 의료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문성을 발휘해 정책을 입안하고 조율하도록 고려했으면 한다.
의료 현장은 복지와 의료가 복합적으로 만나는 부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아이가 매우 적게 태어나며, 사회적으로 복지 분야에 관한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는 의료와 필연적으로 만난다. 현재 지역사회를 비롯한 전국 의료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에 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지금 안고 있는 문제점을 무시하고 정책을 지속하면, 그에 따른 피해는 뜻밖으로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도 이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는 늘어야 한다.
우선 균형 잡힌 븍지·의료 제도의 틀을 만들고 더 효율적이면서도 국민의 수요에 부응하는 정책이 생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그런 시도를 할 수 있는 입지 자체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의료인 또한 봉사나 희생만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잘 감시하고 목소리를 내어 다양한 계층에 고루 성과와 혜택이 돌아가야 사회에는 활력이 생긴다. 이를 위해서 다가오는 올해 총선에서는 복지와 보건, 의료 부문 전문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는 단지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어 우리의 대의정치가 더 활기차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할 때다.
한가족요양병원 병원장·고신의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