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부족한 외과 의사를 늘리려면 /최병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09 20:12:19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는 장기이식을 하는 외과 의사다. 어쩔 수 없이 삶이 불규칙하다.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하는 뇌사자가 불규칙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앰뷸런스를 타고 뇌사자가 있는 병원에 가서 장기를 적출한 뒤 다시 우리 병원으로 와서 이식 수술 한다고 하루 밤을 완전히 새웠다.

그다음 날에는 아침부터 잡힌 암 수술과 이어진 응급수술을 하느라고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수술 방에서 나오지 못했다. 이런 삶을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지옥일 것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 한 주였다.

예전부터 외과나 흉부외과는 ‘기피과’ 1순위였다. 힘들고, 위험하고, 어려운 데다가 보상도 적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래도 외과를 보고 자신의 미래를 거는 이가 언제나 적게나마 있었다.

그러나 더는 ‘힘들지만 사람을 살리는’ ‘생명을 다루는 멋있는’ ‘고되지만 보람 있는’과 같은 낭만적인 수사가 현실의 피곤함에 지친 젊은이에게 통하지 않는 듯하다. 올해 양산부산대병원 외과에 지원한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다. 내년에는 전공의 1년 차가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더욱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이런 식으로 한 번 전공의가 안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다음 해에는 더더욱 모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정부나 학회에서도 외과의사 부족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미미한 듯 보인다. 그 대책이라는 것의 내용을 살펴보면 외과계 전공의들의 수입을 보조해주고, 수련을 편하게 받을 수 있게 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수련 기간이 편하고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하여, 3년의 수련이 끝난 다음 평생을 힘들게 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러한 안일한 방식이 궁극적으로 외과의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외과의사들이 시행하는 수술의 수가를 지금보다 더 올리는 것이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외과 수술의 수가는 원가 이하로 책정되어 있다. 생명을 살리는 필수 의료이기 때문에 건강보험의 영역에 들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말처럼 중증 외상환자를 살리면 살릴수록 병원의 적자가 더 쌓이는 구조가 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는 없다. 내가 아는 외과의사 중에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외과의사를 지원했다는 사람은 없다. 외과의사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돈이라도 벌어야겠다고 노선을 바꾸신 분이야 일부 있지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그 가치가 타인과 사회에 의해 인정받을 때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기본적으로 외과의사는 다른 과에 비해 힘들고 고달프다. 이런 외과의사가 되겠다고 온 우리 전공의를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따뜻해진다. 세상은 점점 근무시간을 줄이고 ‘워라밸’을 찾는 것이 당연한 추세가 되고 있다. 전공의들도 전공의 수련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주 80시간 이내로만 근무하는 것이 법적으로 강제화되어 있다.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나라 형편에서 당연한 것이고 올바른 추세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공휴일이나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생명이 꺼져가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그 환자를 돌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모든 사람이 일과 여유의 균형 잡힌 삶을 원한다 하더라도, 외과 의사는 생명을 지키는 최전방에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삶의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누군가 이런 일을 자청해서 한다면 국가와 사회 구성원이 그들의 노고에 박수 쳐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궁극적인 방법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외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3. 3[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4. 4[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5. 5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6. 6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7. 7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8. 8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9. 9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10. 10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1. 1[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2. 2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3. 3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4. 4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5. 5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6. 6민주 “국힘, 장병 부상 앞에서 정쟁 멈추라”
  7. 7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8. 8[2026 국감 브리핑]미래기금 사업 95% 원안 그대로 수용·증액…박수영 “방만 편성” 지적
  9. 9[속보] 軍·유엔사, DMZ 폭발현장 조사…“추가 조사 예정”
  10. 10李 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마치고 귀국…국내 현안 산적
  1. 1[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2. 2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3. 3한화에어로, ‘경력직 채용 지침’ 사과…재발방지책 마련키로
  4. 4“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5. 5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6. 6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7. 7미국의 몽니?… 공식 발표 계속 미뤄지는 ‘대미(對美) 투자 1호’
  8. 8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9. 9"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10. 10‘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4. 4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5. 5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6. 6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7. 7부산항 앞바다서 60대 여성 심정지 상태로 구조
  8. 8“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DMZ 사고 관련 대통령·軍지휘부 대상 고발 잇따라
  1. 1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2. 2[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3. 3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4. 4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5. 5AG 펜싱 남자 에페, 일본 38-37 꺾고 단체전 결승…銀 확보
  6. 6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7. 7AG 한국 여자핸드볼 일본에 설욕하고 금…8년 만에 정상 탈환
  8. 8AG 펜싱 여자 사브르, 8년 만에 단체전 우승…결승서 일본 45-31 격파
  9. 9[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10. 10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