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사를 복원하자며 국회에 상정된 특별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상임위,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고려하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될 수도 있다니 걱정이 앞선다. 특히 그 이유가 고약하다. 소관 상임위 간사의 지역구 현안과 맞물린 탓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야사 복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이기 앞서 부산 경남의 뿌리를 찾는 일이다. 여야를 떠나 부산 경남 국회의원이 힘을 모야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가 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안’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경남 김해갑)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후 7개월이 지나도록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6월 문체위에 상정됐지만 법안 심사를 시작도 못했으니 국회 통과의 첫 단추조차 끼우지 못한 셈이다. 이 법안은 시대별 문화권의 문화재 연구·조사와 관광자원화에 초점을 맞춰 기대를 모았다. 국회 입법조사관의 긍정적인 검토 보고서까지 더해져 국회 통과를 낙관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법안 처리는 기대와 달리 지지부진한 상태다. 문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인숙(서울 송파갑) 의원의 반발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는 소리가 들린다. 박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된 ‘풍납토성 보존 및 주민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함께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문 대통령의 관심 사업에 대한 한국당의 거부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지역구 챙기기와 ‘반문(반문재인)’ 정서의 벽에 지역 현안이 표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행스러운 일은 한국당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같은 당 조경태(사하을) 의원이 힘을 보탰다는 점이다. 가야사 복원에 여야가 따로 없음을 확인한 긍정적인 신호다. 가야는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제4의 제국’으로 불리지만 그동안 부족한 역사 기록 등으로 실체 파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가야사 복원에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지역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좋은 예를 남기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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