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징후는 급증하는 실업급여에서도 확인된다. 먹고살 돈이 부족해지니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력이 떨어지고 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농산물 가격이 높게 나타난 데 따른 기저 효과가 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한다. 과연 경제 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지난달 울산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1%로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울산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0.4%로 하락한 뒤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마이너스 물가가 농산물만이 아닌 공산품(-0.7%)에도 나타나는 데다, 집값마저 2017년 4월부터 2년6개월째 하락세를 보여 디플레이션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경남의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지난 8월(-0.5%)과 9월(-0.9%) 연달아 마이너스 상태인 데다, 부산 역시 지난달(-0.2%) 마이너스 물가 대열에 들어서 디플레이션 의심을 더한다.
물가 하락은 조선·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소비 감소 탓이 크다. 실업급여 신청 현황에서 그 사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부산의 경우 2010년 9만 명대에 머물렀던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지난해 11만 명대로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9만2000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해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도 2016년 3만 명대에서 지난해 4만 명대로 껑충 뛰었으며, 2017년 9만 명대였던 경남 또한 지난해 10만 명을 돌파했다.
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전망한다. 올해 1%대 추락을 점치는 기관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내년 초쯤 기술적 반등 시점이 올 것”이라며 확실한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펴 전문가들의 비판을 자초했다. ‘조국 정쟁’에 빠진 정치권에겐 오직 총선뿐이다. 경제는 아예 안중에 없는 듯하다. 정치 부재가 경제와 민생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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