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구평동 한 공장 뒤편 야산에서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 인근 주택과 식당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주택에 있던 일가족 3명과 식당에 있던 1명이 매몰됐다. 산사태는 정상 부근에서 시작돼 토사가 주택까지 수백m나 흘러내릴 정도로 규모가 컸다. 태풍이 몰고 온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게 원인으로 보인다. 태풍을 앞두고 재해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지만, 대형 산사태로 인명피해까지 났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에서는 근년 들어 사하구를 중심으로 대형 낙석사고 등이 유달리 잦았다. 지난 2월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 인근 승학산에서 대형 낙석이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 외에 당리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도 낙석사고가 나는 등 비슷한 일이 되풀이됐다. 그때마다 당국은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 등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해왔다. 그러나 결국 대형 산사태까지 일어났으니 빈말이 되고 말았다.
처참한 현장을 보면, 이번 사고 또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산사태로 흘러내린 게 대부분 토사가 아니라 석탄재였기 때문이다. 감천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석탄재는 수십 년 전 이곳에 대량으로 매립됐다고 한다. 그만큼 불안한 지형이란 얘기다. 실제 오래전에도 산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들어 비만 오면 토사가 흘러내려 주민들이 수차례 재해 위험 등 민원을 제기했지만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처럼 산사태 위험이 높은 곳을 두고 당국이 무슨 재해대책을 세웠다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다.
부산에는 산사태 위험지 250곳이 있어 당국이 그동안 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산사태 위험지로 지정되지도 않았다. 관리에 구멍이 있었다는 방증이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 주민 민원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이를 외면했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차제에 재해 위험지에 대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부터 근본적으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산은 지형상 산사태 위험지가 곳곳에 있다. 철저한 실태조사와 대비만이 참사를 막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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