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공회의소 회장이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 것은 함부로 흘려 보낼 일이 아니다. 지난 1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는 갈수록 심해지는 국제 통상 갈등과 수출 규제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마찰 장기화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산업 현장의 최일선에 있는 관계자들의 입에서 직접 나온 목소리인 만큼 절박함이 느껴진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특히 지나친 규제가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대에 뒤진 법과 제도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나 정부의 미지근한 대처로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여러 법안도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는 바람에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불만도 있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계속 터진 굵직한 정치적 쟁점으로 인해 경제 관련 사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오죽했으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요즘 우리 경제가 버려지고 잊힌 자식 같다”는 말까지 했겠는가.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대 초반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고용상황도 지난 8월 다소 호전되는 조짐을 보이기는 했으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곧 닥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리 경제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는 한편 전국상의 회장 회의에서 나온 발언들을 진지하게 수렴할 필요가 있다. 생산성 제고를 가로막는 각종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하게 손질해야 마땅하다. 정치권도 여야 다툼의 여지가 적은 경제 관련 법안들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신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 기업인 역시 첨단 기술 개발 등 자체 노력을 다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급속하게 추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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