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일본 환경당국은 오래전 자국 내에서 멸종된 것으로 공식 인정된 동물이 쓰시마(대마도)에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 동물이 생태계로 다시 돌아왔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라고 덧붙였다. 일본 사회의 큰 관심을 불러온 대상은 수달이었다. 조사 결과 쓰시마에는 최소 암컷 한 개체를 포함한 수달 4마리가 서식하고 있었다.
더 흥미를 끈 것은 배설물로 확인한 이 동물의 유전자가 우리나라에 사는 유라시아 수달과 일치했다는 점이다. 이를 근거로 일본 동물학자들은 수달이 바다를 통해 한국에서 쓰시마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렇지만 반론도 만만찮았다. 주로 하천을 중심으로 생활하기에 수달이 헤엄을 잘 치기는 하나 50㎞가량인 대한해협의 거친 파도를 헤치기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었다. 결국 일본 학계는 부산항 등에 정박했던 선박에 몰래 탔던 수달이 쓰시마로 건너오게 된 것 같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유라시아 수달은 우리나라에서도 귀한 대우를 받는다. 1982년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됐고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으로도 분류되어 있다. 수달은 족제비과 동물에 속하지만 생활 습관은 다른 종과 조금 차이가 있다. 스스로 땅을 파는 식으로 은신처를 만들지 않는 대신 물가 주변의 은폐된 공간을 주로 이용한다.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인 어류에는 ‘저승사자’나 다름없으나 귀엽고 깜찍한 모습에 일반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수달은 1, 2급수처럼 깨끗한 하천에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동물. 이런 이유로 최근 부산 해운대구 석대천에서 발견된 수달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매년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하는 ‘수생태계 건강성 평가’에서 D등급을 받을 만큼 석대천 수질이 나빠서다. 해운대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실시한 수질개선 노력에 힘입어 멸종위기종이 살 정도로 석대천 물 상태가 좋아졌다고 분석한다. 반면 학계는 기존 서식지에서 먹잇감을 구하지 못한 수달이 영역을 옮겼을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온천천 같은 도심 하천에서도 이 동물을 봤다는 사례가 잦은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의 말이 맞든 ‘수달의 귀환’은 생태계 전체로 볼 때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상위 포식자인 수달의 등장은 그곳에 먹잇감이 꽤 풍부하다는 의미도 된다. 관리가 잘되면 산업화·도시화 탓에 무너졌던 먹이사슬의 복원도 가능하다. 수달뿐 아니라 온갖 동식물이 도심 하천에서 사람과 공존한다면 자연계는 그만큼 더 건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