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나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는 일은 사람이 지구상에 등장하면서 시작됐다는 게 인류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농경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전에는 당연히 사냥이나 어로행위, 채집이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었던 까닭이다. 이런 사실은 전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낚시 관련 유물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1982년 강원도 양양군의 한 호숫가에서 돌로 만든 낚시바늘이 발굴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살폈더니 연대는 4500여 년 전인 신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 갔다. 관련 문헌 역시 풍부하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신라왕인 석탈해가 물고기를 잡아 어머니를 모셨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고려나 조선 시대 유명 문인들도 낚시를 소재로 한 글을 많이 남겼다.
어느 취미활동이나 마찬가지겠으나 낚시도 중독성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낚시꾼들은 물고기가 낚싯바늘에 꿴 미끼를 물었을 때 손끝에 전해져 오는 ‘짜릿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르는 희열이라고 하나 같이 낚시 예찬론을 펼친다. 하긴 요즘 TV에서 인기를 모으는 낚시 관련 프로그램들을 보노라면 그런 감정이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지기도 한다.
낚시가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제격이라니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낚시인구를 760여만 명으로 추산한다. 바다낚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016년에는 전국적으로 340여만 명이 낚싯배를 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낚시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수산자원 감소와 환경오염 발생 가능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 해 바다낚시 포획량은 12만 t가량으로 연근해 수산물 생산량의 13%에 이른다. 음식물 쓰레기, 배설 용변, 유실 납, 쓰고 남은 미끼 투기 등 낚시꾼이 배출하는 수질 오염물량도 적지 않다.
이러다 보니 적절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어로 허용 구역 지정과 낚시 허가권 부여 등이다. 이 가운데 낚시 면허 도입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거론된 바 있다. 하지만 낚시 동호인들과 업계가 반발하면서 흐지부지된 상태다.
개인이 좋아서 하는 취미활동을 일일이 법으로 규제하는 게 맞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해 환경 오염이 심해진다면 당국이 마냥 눈 감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기도 하다. 낚시꾼들과 관련 업계,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 봐야 할 때인 듯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