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지난 11일(현지시간) 한국전쟁의 공식 종전을 촉구하는 조항을 담은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로 카나 의원은 제안 취지를 설명하며 “초당적인 노력으로 북한과의 대결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를 찾을 때가 왔다”며 외교적 대화를 통한 해법을 강조했다. 미 연방의회가 외교적 방식으로 대북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전쟁의 공식 종전을 추구하자는 결의를 전체회의에서 가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에 가결된 조항은 첫째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외교적 노력이 필수적이며, 둘째 미국과 동맹국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셋째 북한의 비핵화와 한국전쟁 종식을 위해 미국은 외교적 노력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 결의 조항이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는 하지만 미 의회 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는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돼 북핵 협상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북핵 협상 과정에서 북한 측은 종전선언을 선호하는 반면, 미국은 전 단계로 평화선언이 필요하다고 맞서왔다. 이는 미국 조야에서 여전히 대북 강경론이 우세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그 대표 격인 미 연방의회의 이번 결의로 자국 정치권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기도 하다.
때마침 북미 정상은 얼마 전 판문점 깜짝 회동을 통해 교착 상태인 비핵화 실무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의 판문점 회동 이후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 하원의 결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런 안팎의 호조건을 발판으로 북미 양국이 향후 실무협상에서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만 남았다. 그 핵심 중 하나가 실질적인 종전선언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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