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부산대는 장애학생을 위한 예술중·고교 과정을 운영할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문제를 다룰 공청회를 부산시의회에서 열었다. 이날 참석한 사람 모두가 설립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학교가 들어설 부지를 놓고서는 여전히 의견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했다.
부산대는 금정구 장전동 캠퍼스 내 대운동장 인근 부지를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는 그곳이 공원부지인데다 금정산 자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인데 그곳에 학교를 지으면 환경파괴가 불 보듯 뻔하다며 대체 부지를 물색하라고 주장한다. 양측의 입장 모두 일리가 있지만 특수학교 설립이 이렇게도 힘든 일인지 입맛이 썼다.
공단 내에 있어 악취와 소음 등으로 10년째 학교 이전을 요구하고 있는 솔빛학교도 마찬가지다. 솔빛학교 이전은 지난 4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했다. 옮기려는 곳이 부산의 한 사립대 소유 부지라는 점이 지적을 받아 통과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솔빛학교 학부모들이 시교육청에서 3보1배까지 하면서 학교 이전을 호소한 건 오래된 일이다. 지역 내 적절한 부지를 찾지 못해 여지껏 끌어온 셈이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되지 못했고 시교육청은 오는 9월 교육부 중투심에 다시 포함시킬 계획이다.
장애 학생들이 비장애인 학생에 비해 다양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지난 10일 공청회에서 장애 학생 학부모는 “우리 아이에게도 비장애인처럼 예술 중·고등학교를 마련해 달라”며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했다. 다른 곳도 아닌 교육을 위한 공간이고, 교육 여건을 좀 더 챙겨봐야 하는 장애학생을 위한 학교인데도 설립이 계획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안타깝다.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자연의 나무도 아주 소중하지만 예술적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우리 아이도 나무로 치면 어린 묘목이다. 이 ‘사람 나무’도 크고 멋지게 자랄 수 있게 뒷받침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계속되는 진통을 안타까워 했다. 환경단체에서는 학교 설립 의의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장전동 캠퍼스가 아닌 대체 부지를 물색하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장애학생의 학습권과 환경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 모두를 충족시킬 지혜가 필요하다.
사회부 차장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