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중단 위기에 빠진 북미대화의 재개를 위해 이해와 신뢰를 강조했다. 12일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한 ‘국민을 위한 평화’라는 주제의 연설에서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침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매우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채택 1주년을 맞아 확인한 남·북·미 정상의 상호 신뢰가 북미대화의 교착을 타개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신뢰를 강조한 것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등 3대 원칙의 동시 이행에 합의한 6·12 성명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으로 읽힌다. 당시 북미 정상은 3대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신뢰로 봤기 때문이다. 이에 화답하듯이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은 약속을 지켰다. 핵실험이 없었으며, 장거리미사일 발사도 없었다”고 밝혀, 북미 정상의 결단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톱다운’ 대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에 북핵 문제만을 의제로 한 원포인트 남북대화를 열어야 한다. 그 자리에서 북핵의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 원칙을 재확인하고,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비핵화·상응조치의 동시 이행 로드맵을 논의하기 바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달이 지나면 미국은 대통령 선거전에 들어가는 까닭에 북미대화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두르지 않겠다”며 ‘전략적 인내’ 자세를 취한 지 오래다.
‘6·12 초심’이 절실하다. “평화란 힘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다.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오슬로 연설’에서 인용한 아인슈타인의 말이 한반도 탈냉전의 정답이다. 역지사지의 상호주의만이 평화를 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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