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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석 칼럼] 부산상의 회장 선거 유감

경제발전 비전 대신 인신공격 비방 난무

봉사, 희생의 자리…통합과 화합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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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의 눈에도 아슬아슬해 보이더니 돌아가는 판세가 정말로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내년 2월 실시될 부산상의 회장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과열 혼탁 분위기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현 부산상의 회장까지 회장단 회의에서 관련자의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일주일 새 부산상의 안팎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지역 언론 이곳저곳에도 보도되는 걸 보면 예사롭지 않은 건 분명하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의 성명부터 들여다 보자. 중립적인 시민단체들이니만큼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를 앞두고 편 가르기와 인신공격이 고개를 들고 있어 안타깝다. 상의 회장은 지역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자리다. 지연 학연 혈연을 따지고 업종과 규모를 비교하며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청산해야 할 부산 상공계의 대표적인 적폐다. 상의 회장 선거가 부산 상공계의 그간의 분열과 갈등을 일소하고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구구절절 옳은 지적이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도 거들었다. 일부 기업인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며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를 하는 데 대해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부산상의 회장 선거 때만 되면 파열음이 났다. 지금은 쭈그러들었지만 전경련 회장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지역의 상의 회장은 추대 형식으로 떠맡다시피 하는데 유독 부산상의 회장은 서로 하겠다고 줄을 선다. 어찌나 치열했던지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사 사장들까지 보다못해 나서 거중 조정을 한 적이 있는가 하면 부산시장이 상의회장을 지명하는 촌극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상의 회장이 어떤 자리이기에 이럴까. '비상근,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세 가지 조건에 자리 성격이 드러난다.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부산상의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봉사와 희생의 자리'라는 의미다. 자기 돈과 시간, 정력을 바쳐 부산상공계 성장과 부산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라는 것일 거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도 아닌 비상근, 무보수, 명예직 자리를 왜 하지 못해 안달일까. 감투가 탐이 난 걸까. 아니면 상의회장직을 자기 기업 덩치 키우기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탐욕일까. 그도 아니면 돈은 벌었지만 그 돈이 사회적 존경과 권위, 공적인 영향력까지 가져다주지 않은 걸 뼈저리게 느끼고 신분 세탁을 하려는 걸까.

사업에 성공한 기업인이 지역 경제단체의 수장을 맡겠다는 걸 무조건 흰 눈 뜨고 바라볼 일은 아니다. 다만 상의 회장 자리가 지역 상공계를 대표하고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사적 이익보다는 공적인 관심사에 정력을 쏟을 인물이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상의회장 선거를 치를 때마다 찢긴 지역 상공계의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과 통합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도 두말할 나위가 없는 숙제다.

본격적으로 선거가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탈선과 역주행이 오죽 심각했으면 시민단체들까지 나섰을까 싶다. 청산해야 할 적폐인 편 가르기와 인신공격이 또 난무하고 있는 건 부산 상공계 적폐의 재연이다. 망국적인 지역감정까지 조장하면서 상대방을 공공연히 비방하고 업종과 기업 규모를 따져 출마 자격을 거론하고 있다는 것도 한심하다. 그렇다면 부산에서 나고 자란 기업인만 부산상의 회장이 돼야 마땅하고 경남 경북 호남 등 다른 지역 기업인은 상의 회원조차도 돼선 안 되는 것 아닌가. 또 기업 규모를 따진다면 매출액 기준으로 순서대로 회장을 맡으면 될 일이다.

부산상의 회장이 돼 지역경제와 상공계의 발전을 위해 한 몸을 바치겠다면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상공인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게 옳다. 상대방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밝히는 게 정도다. 상의회장 선거가 비방과 모략선전,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여의도 정치판은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과 통합에 매진해도 될까 말까 할 정도로 찢긴 부산 상공계를 도대체 얼마나 더 산산조각낼 심사인가.

며칠 전 지역의 한 일간지 기자가 칼럼에서 쓴 것처럼 기업 경영을 해 오면서 개인 이득에만 집착했는지 아니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와 기여를 해왔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은 정곡을 찌른다. 지역 문화와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와 기부, 기여를 해달라는 손짓에 못 본 척 딴청을 부리다가 이제와서 상의회장이 되면 봉사하겠다고 하는 건 진실성이 없는 얘기다. 과거를 보면 미래를 아는 법이다.

부산상의 회장 선거가 8개월이나 남아 있어 앞으로 어찌 될지 알 순 없지만, 선거를 꼭 해야 한다면 제발 페어플레이를 하기 바란다. 상의 회장 선거가 부산발전의 시발점이 돼야 하지 않겠나. 정말로 화합과 통합의 축제 한 마당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논설주간 so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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