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희봉 칼럼] 숨 쉴 자유를 허하라

미세먼지에 봄 뺏기고 폭염에 여름이 무서워…물·공기의 끝없는 오염, 대재앙 전 방향 전환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현대 사회는 원심분리기처럼 작동한다.' 가장 무거운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가장자리로 밀어내 버린다는 것이다. 독일 사회학자 마인하르트 미겔이 '성장의 광기'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시민의 존재는 종적을 감춘다. 대부분의 사람이 잉여인간이 돼 사회로부터 제외된다는 이야기다.

'원심분리기 사회'는 성장의 광기를 드러내는 데도 유용하다. 그는 이 책에서 공기와 물, 육지, 식량, 원료, 에너지, 인구 문제를 차례로 짚었다. 그리고 인류의 광기를 통렬하게 질타한다. 인류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고 곧 죽음을 맞이할 환자로 비유했다.

공기는 생명의 원천이지만 바람 앞의 등불이다. 공기층의 두께는 지구의 1000분의 1 정도로 미미하다. 그중 사람이 몰려 사는 곳은 불과 수백 m에 불과하다. 이곳이 오염되면 숨을 쉴 수가 없다. 바람 빠진 풍선처럼 공기가 사라지면 생명은 단 몇 분 만에 끝이다. 그런데도 허투루 다룬다. 화석연료, 공장, 농지, 주택, 교통…. 인간의 모든 활동이 공기를 오염시킨다.

지구 물의 양은 14억 ㎦로 이 중 2.5%가 담수다. 얼음과 눈 등을 제외하면 활용 가능한 담수는 지구 물의 0.25%. 이 중에 90%가 산업과 농업용이고 사람이 쓰는 건 10%에 그친다. 강과 호수, 바다의 오염으로 물은 점점 말라간다. 반면 물 소비는 급증세다. 20세기에만 물소비가 10배나 늘었단다. 앞으로 인구가 급증하면? 대책이 없다.

'인생의 절반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망가뜨린다. 나머지 절반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바친다.' 명쾌하다. 개인의 삶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인류의 미래도 판박이다. 안락한 삶을 위해 너무 많을 걸 소비했다. 그게 정점을 지나 이제는 청구서가 날아들 때란 말이다. 기후변화 예방에만 매년 1750억~5000억 유로가 든다. 길게는 200년, 짧게는 60년 성장 질주의 대가다. 식량의 대량 생산과 숲의 파괴, 바다 생물의 멸종, 공기 물 토양의 오염, 자원의 고갈…. 곧 성장은 멈춰서고 복지는 후퇴한다는 게 미겔의 주장이다.

물론 기정 사실화하기는 이르다. 그렇긴 한데, 위기는 당장 우리가 직면해야 할 현실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했다. 그랬는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2, 3급수를 소독한 수돗물을 마시고 그게 불안하니 정수기니, 생수니 또 비용을 들인다. 봉이 김선달이 울고갈 일이다. 어디 이것뿐인가. 오염된 물이 바다를 망쳤다. 갖가지 어구며, 낚시도구며…. 연안에 고기 씨가 마를 수밖에. 극동을 비롯한 세계의 바다는 플라스틱 카펫으로 뒤덮였다. 비조차 오염돼 산성비다. 지하수라고 뭐가 다를까.

공기는 더욱 심각하다. 이제는 숨 쉴 자유조차 빼앗길 판이다. 제발, 숨 쉴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 지난해 여름 사상 최악의 더위에 시달렸다. 오뉴월 혀 빼물고 헉헉거리는 개 꼬락서니라니…. 아직 5월이다. 한데도 벌써 33도를 오르내린다. 올여름도 심상치가 않다. 동부산 개발이니, 서부산 개발이니 하며 숲과 논밭이 사라지면 그 끝은 폭염과 먼지 지옥이다.

봄도 봄이 아니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봄을 빼앗겼다. 미세먼지로 매년 430만 명이 사망한다는 게 WHO 보고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한국, 일본에서 매년 3만9000 명이 숨진다. 베이징대, 칭화대가 포함된 4개국 대학의 진단이 그렇다. 중국에서는 적게는 30만 명, 많게는 100만 명 이상이 숨진단다.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세상이 먼지 때문에 망하는 걸로 나온다. 그게 가장 먼저 현실화될 곳이 극동이다.

대책이랍시고 나오는 게 또 유류세 인상 타령이다. 새 정부는 낡은 화력발전소 8기의 봄철 가동 중단 계획을 내놓았다. 상징적 조치이긴 한데 코끼리 비스킷이다. 한전과 발전공기업의 미세먼지 50% 감축 계획은 획기적이긴 하나 완전한 해결은 아니다. 시설 증설을 멈추고 폐기 수순을 밟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석탄 화력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어떤 것이 됐든 일회성이 아니라 근본 처방이어야 약발이 듣는다. 성장의 맹신과 무한 소비의 질주를 멈춰야 끝이 보인다. 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인 데다 뇌, 심장, 폐는 물론 눈, 피부 등 전신에 치명타를 입힌다. 환경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4대강 수량, 수질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한 건 잘한 일이다. 한 발 더 나아가 환경부의 부총리급 격상은 어떤가. 뚱딴지 같지만 의지가 있다면 대전환의 상징으로 삼을 만하다. 환경은 생존 자원이니 그런 대접이 과하진 않다.

'21세기 말에는 세계 인구가 10억 명이 될 수도 있다.' 제임스 르부룩의 말이다. 오염이 극에 달하면 대재앙이 온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인간을 지구에 기생하는 벼룩이라고 했다. 개가 몸통을 흔들어 벼룩을 털어내듯이 언젠가는 인간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벼룩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논설고문 aiwi@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3. 3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4. 4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5. 5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6. 6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7. 7[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8. 8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9. 9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1. 1[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2. 2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5. 5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8. 8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9. 9[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10. 10[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 1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2. 2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3. 3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4. 4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5. 5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7. 7‘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에 거래소들 보안 점검
  8. 8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9. 9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3. 3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4. 4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5. 5[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6. 6홍대서 ‘마약 사탕’ 신고…경찰 확인 결과 오인신고
  7. 7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8. 8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9. 9[속보] 日여성 살해 30대 남성…성범죄 목적 가능성도 수사
  10. 10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