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희봉 칼럼] 참새 열국지

중구난방, 백가쟁명…대선 참새들의 입방아

어지러움만 초래할 뿐…이것저것 더하기보다 뺄셈의 정치 필요하다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느 날, 참새 한 마리가 굴뚝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왔다. 창문 밖으로 세상이 보이자 잽싸게 날아갔다. 갑자기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흔들린다. 순간, 멍 하니 혼이 뜬 느낌이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은 참새가 창문을 향해 날아가지만 굉음과 혼돈의 연속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딱 이 모양이다. 오긴 왔는데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나가야 하는데 어디로 갈지 사방이 분간되지 않는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들어온 굴뚝으로 나가든지, 그도 어려우면 우회로를 찾아야 한다.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를 누군가의 기획이며 거짓말로 쌓아올린 산이라 했다. 태극기집회는 민주주의와 법치 수호라 추켜 세웠다. 대통령 변호인단의 중대 결심 운운까지. 거기에다 최 씨는 특검이 삼족을 멸하고 가족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단다. 자유민주주의도 입에 올렸다. 계엄령, 촛불반란군은 또 무엇인고. 다이빙벨, 세월호 반대 집회 지원은 또 무슨 논란인가. 굴뚝 안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참새들의 절규인가. 양을 잡아먹으려던 이리가 목동에 쫓겨 달아났다. 그 이리가 왈, 목동은 자유의 파괴자라 했다. 대통령과 최 씨의 행태가 꼭 그 꼴이다.

청와대 굿, 향정신성의약품은 또 뭔 말이며, 대통령 누드 풍자와 SNS폭탄은 또 뭔 짓인가. 길을 잃기는 여기도 저기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80만 명 고용, 군 복무 1년, 서울대 폐쇄…. 대중 영합주의가 시방 판을 친다. 지금 필요한 건 뺄셈인데 자꾸만 덧셈만 한다. 모래성을 쌓았다, 허물었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차라리 이러이러한 건 안 하겠다는 것만 못하다. 자유를 더하기보다 빈곤, 불안, 공포를 빼겠다고 하라. 그러면 만사가 형통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장대 위에 둥지를 튼 형국이다. 집안에 갇힌 참새가 아니라 마당에 세워진 장대 위에서 마음껏 노래를 부른다. 이른바 대세론이 십팔번이다. 스스로 신명이 나 매일매일 노래 곡목도 바꾼다. 휘황찬란하긴 한데 어째 그 장대가 위태위태해 보인다. 갖가지 이슈를 선점했지만 마냥 좋기만 한 걸까. 비바람이 몰아치면 둥지가 온전할 수 있을까. 숙련된 선장이 되려면 희망의 거품을 만들어선 안 된다. 폭풍우에 저항하는 무모함보다 파고를 넘을 지혜가 필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찌감치 타월을 던졌다. 굴뚝으로 돌아갈 길도, 우회로도 찾지 못했다. 한때는 인기 순위 1위였다. 한데 노래 곡목이 한정되다 보니 미끄럼을 탔다.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려했으나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정치를 잘 몰랐다. 성찰하고 새롭게 시작하겠다.' 지지도의 확장에 실패했고 갑자기 나타난 참새에게 자리도 뺏겼다. 해서, 깨끗히 승복했다. 일단 모양새는 신선하다. 안철수의 던짐과 대비되긴 한데 뒷날은 더 지켜봐야 한다. 자기를 버리고 온전히 던지면 솟아날 구멍은 남는다.

안철수 전 대표는 주방을 차지한 느낌이다. 대선 후보 사퇴, 통합민주당 합당에서 국민의당 창당까지 역정을 거쳐왔다. 정치의 일각은 차지했지만 과정이 울퉁불퉁했다. 파랑새, 햄릿의 이미지는 벗었지만 동시에 거품도 빠졌다. 지지도의 하락은 곧 정치적 확장성의 제한을 의미한다. 그래도 방 하나 차지하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다. 그래서 활로를 찾기 위해 주방에 자리를 잡았다. 언제든 기회가 보이면 밖으로 나가 푸른 하늘을 날겠다는 의지다.

반기문 전 총장은 이 방, 저 방을 기웃거리는 중이다. 방 하나를 차지하는 걸로는 의미가 없다. 어떻게든 세력을 결집해야 창문이라도 부수고 나갈 수 있다. 한데, 그 한계가 점차 현실로 굳어질 조짐이다. '정치 교체' '국민 통합'을 이야기했지만 메시지가 정확하지 않다. 이 방, 저 방 논의는 많지만 아직 방향성조차 정하지 못했다. 말은 잘하는데 곱씹으면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다. 있는 듯 없는 듯, 오리무중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초기 행보와 닮은꼴이다. 원심력의 인물인 그가 구심력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안철수 전 대표의 전철을 밟을까. 두고볼 일이다.

누가 먼저 활로를 찾을 것인가. 이게 참새 열국지를 보는 핵심 포인트다. 굴뚝을 찾는 것은 문제가 생긴 원인 지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거기서 문제가 뭔지를 확실히 알면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굴뚝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면 우회로라도 찾아야 창공을 날 수 있다. 우회로를 찾으면 좋겠는데, 그게 어렵다면 어찌 해야 하나. 창문을 부수든지, 하여튼 장벽을 걷어내야 살 길이 생긴다.

그래, 아예 장벽을 깨뜨려 버리자. 그러려면 어설픈 봉합이나 타협은 거부해야 한다. 누군가 통합을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그걸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다시 서려면 철저히 망해야 한다. 불합리와 부조리와 불평등과 부당함을 깡그리 걷어내야 한다. 어제의 그 허튼 일들을 모두 걷어내고서야 비로소 시작을 이야기할 수 있다. '생선을 삶는데 수저를 너무 휘저으면 뭉개진다'고 했다. 손질, 입질을 줄여야 활로가 열린다.

논설고문 aiwi@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3. 3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4. 4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5. 5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6. 6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7. 7[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8. 8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9. 9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1. 1[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2. 2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5. 5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8. 8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9. 9[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10. 10[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 1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2. 2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3. 3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4. 4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5. 5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7. 7‘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에 거래소들 보안 점검
  8. 8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9. 9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3. 3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4. 4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5. 5[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6. 6홍대서 ‘마약 사탕’ 신고…경찰 확인 결과 오인신고
  7. 7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8. 8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9. 9[속보] 日여성 살해 30대 남성…성범죄 목적 가능성도 수사
  10. 10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