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속한 은하계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계가 안드로메다 은하계다. 인간의 척도는 참으로 편리하다. 멀리 있는 것보다 가까우면 무조건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가깝다는 안드로메다 은하계가 230만 광년 거리다. 230㎞가 아니라 230만 광년이다. 빛의 속도로 230만 년을 달려야 한다. 100년도 못 사는 인간에게 230만 년은 도대체 어림짐작이나 할 수 있는 시간인가.
스티브 잡스가 안드로메다 출신이라는 설이 있었다. 2011년 만우절 뉴스다. 당시 잡스는 신병설에 휩싸여 두문불출 중이었다.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와중에 외신들은 미국 우주항공국 나사가 최근 공개한 대기권 사진에서 잡스가 타고 있는 UFO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나사에 의해 촬영된 항공 사진에 단팥빵 모양의 UFO가 발견됐으며, 창문 사이로 'V'자 모양의 손동작을 하고 있는 잡스의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소문이 확산되자 애플 본사가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례적이다. 우습기도 하다. 누구라도 아는 이야기를 굳이 해명까지 하고 나선다. 노이즈 마케팅인가. 또 있다. 잡스가 외계인이라는 추측이 무성할수록 애플에 좋을텐데 왜 해명을 하고 나섰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축구스타 메시도 마찬가지다. 팬들은 물론 동료 축구선수들조차 메시더러 외계인이라고 했다. 메시는 극구 부인했다. "외계인이 아니다. 완전 평범한 사람이다." 글쎄. 그건 혼자 생각이다. 지구인이 그렇게 지구인답지 않을 리 없다.
잡스의 만우절 소식 속보다. 잡스 본인이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고향인 안드로메다로 돌아가는 우주선 안에서 창밖을 바라본 것이 화근이었다며 이왕 사실이 밝혀졌으니 앞으로는 당당하게 고향을 오가겠다고 말했다. 잡스답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저께 국회 시정연설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역동적인 혁신경제로 탈바꿈 중이며 기초가 튼튼해지고 있다고. 야당의 반발이 쏟아진다. 압권은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의 논평이다. 대통령이 혹시 안드로메다에서 온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의 종착역이 안드로메다다. 안드로메다가 추구하는 세계는 기계제국이다. 인간적 사고는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안드로메다 제국에 산다.
김찬석 수석논설위원 chans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