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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국회의원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강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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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6-06-01 18:40:5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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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가 지난달 30일 문을 열었다. 그동안 당선인 신분이었던 초선은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선명하게 찍힌 명함을 들고 보란 듯이 활동하고 있다. 선수가 늘어난 국회의원의 무게감은 커졌다.

국회의원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비호감의 직업군 중 맨 앞자리를 당당히 차지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위풍당당하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물갈이 시기에만 잠시 위축될 뿐이다.

모든 국회의원은 물갈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지난 총선 기간 살아남으려는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잠시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물갈이는 항상 이뤄질 수밖에 없고, 참신한 초선이 혜성처럼 등장해 새 시대 희망의 찬가를 부른다. 선수를 하나 더 얹는 데 성공한 국회의원은 더 큰 역할론을 그린다.

그런 국회의원들이 새 국회를 열었다고 하니, 일단 기대하자. 비호감 직업군의 선두주자라고 하지만, 그들이 차지하는 위상과 임무가 막중하지 않은가.

평소 눈엣가시처럼 보였던 국회의원의 특권 행동과 일탈을 비아냥거리고만 있을 여유가 없을 만큼 정치 경제 사회 분야 가릴 것 없이 현실은 비상 상황이다. 지금 국회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한 이유다.

20대 국회를 이끄는 국회의원들은 행복한 의정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이 엄중한 시기에 역할에 충실하기만 해도 된다.

행복한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도 뿌듯할 게다. "이번에는 잘 뽑았다"는 칭송의 소리가 절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회의원들은 여느 스포츠 스타나 유명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릴 것으로 믿는다. 옛날에는 그 같은 행복을 누렸던 국회의원이 제법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회의원이 '행복의 나라'로 가는 길은 그렇게 간단하다. 그 뻔한 길을 두고 국회의원들은 왜 고단하고 힘들게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일부는 "보통 상식을 갖고는 아무나 국회의원 노릇을 할 수 없으니 그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사치다"고 항변할 법도 하다. 최근까지 상황을 봐도 이 같은 항변을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다. 한때는 말 잘하면 국회의원이 된다고 했지만, 현대사회로 올수록 훨씬 더 복잡한 수식어가 붙어야 배지를 달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다. 카메라 앞에서 이유 없이 호통을 잘 쳐야 하고, 때로는 어제 한 말이 불리하면 오늘은 기억이 안 나는 망각의 능력이 있어야 했다. 남의 허물은 크게 키우고, 같은 편의 잘못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재주도 남달라야 했다. 상식적인 국민의 눈높이로는 국회의원을 아무나 할 수 없는 이유는 더 있겠지만,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앞서 그들은 막강한 의회 권력의 단맛에 취한 탓인지 소임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4년을 허송하기 일쑤였다. 싸늘한 물갈이 바람이 불기 전까지 '절대 비호감의 존재'로 떨어진 사실조차 몰랐다.

이제 임기를 시작하는 20대 국회의원들에게 물갈이를 운운하고, 기존 국회의원 행태를 떠올린다는 게 때 이른 감이 있고 주제넘은 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새판의 국회 생활 출발선에 선 그들에게 덕담했다고 보면 안 될까. 다음 판 국회를 위한 물갈이 시즌이 다가와도 행복할 수 있는 지혜의 길을 알려줬다. 그도 저도 듣기 싫다면 "밥값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한 방에 훅 날려버리겠다"는 국민의 협박으로 봐도 무방하다.

막 초입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국회의원 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곧 '때는 늦으리'.

지난 선거에서 물갈이된 전 국회의원 중 상당수는 '재기의 칼'을 갈고, 또 벼리고 있다. 그들 낙선거사는 '절치부심' '와신상담' '고진감래' 등과 같은 고사성어의 오묘한 뜻을 곱씹고, 또 되씹고 있다. 누구는 건방을 떨었던 것처림 비친 자기 모습을 반성하고, 누구는 본의 아니게 '싸가지 없다'는 덫에 걸린 것을 참회하고 있다. 어떤 19대 전 국회의원은 지역구 사람들의 마음을 못 얻은 무능을 탓하고 있다.

신인들은 전직 국회의원들보다 더 무서운 기세로 다음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모토는 "너희들은 곧 물갈이되는 불행을 맛볼 터"이다.

행복한 국회의원이 된다면 물갈이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설사 능력과 의정활동 내용과 상관없이 정치적인 함수관계 등이 맞물려 선수가 잠시 멈춘들 대수랴 싶다. 더 큰 기회가 주어질 테니까.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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