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무리하게 실적과 홍보에 매달린다는 지적은 걱정스럽다. 일선 경찰관들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카파라치' 활동에 내몰리고 있다. 또 미담 부풀리기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현장 치안에 소홀하고 미담이나 이벤트에 몰두하는 모습이 갑갑하다는 하소연이 경찰 내부에서 터져 나오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찰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가 뒷전으로 밀려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청은 일선 경찰관들이 출퇴근 때나 일상 업무를 할 때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발견하면 이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국민신문고에 올리도록 지시해 논란을 빚고 있다. 경찰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위법이나 불법행위를 보고도 모른 체해서는 안 되겠지만 '카파라치'처럼 건수를 올리는 데 급급한 건 정도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오죽했으면 국민을 단속 건수 채우기의 도구로 보는 어이없는 발상이라는 소리가 나오겠나.
지난해 9월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에 올라온 자살 기도자 구조 사진은 촬영자가 함께 출동했던 경찰관이었음이 밝혀졌다. 위급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적절했는지 의구심을 품게 한다. 부산 자갈치시장 친수공간 끝에 걸터앉은 남성을 끌어안고 있는 여성 경찰관의 모습을 담은 이 사진은 50대 남성이 자식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자살을 기도했고, 신참 여경이 "힘들 때 지구대로 오시면 딸이 돼 드리겠다"며 설득했다는 사연과 함께 소개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부산경찰청은 앞서 MBC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한 경찰관들에게 부산 경찰 이미지를 높였다는 이유로 표창을 줬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홍보만 잘하면 민생치안이 저절로 이뤄지느냐는 지적을 초래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이 내건 슬로건은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희망의 새 경찰'이다. 그 기본은 형사 수사 교통과 지구대 업무로 볼 수 있다. 경찰이 이에 충실해야 사회가 편하다. 홍보는 그 결과를 가감 없이 소개하는 일이다. 부산경찰청은 "실적 쌓기와 홍보에 치중하기보다 경찰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