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인도와 차도 주변에는 어김없이 노변광고, 건물의 입간판이 눈길을 잡아당긴다. 이뿐이랴, 눈을 뜨면서부터 함께하는 신문과 TV는 물론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도 광고가 유혹한다. 미국의 한 광고기관 조사에 따르면 현대 도시인은 하루 3000개의 광고를 접한다고 한다. '종교가 내세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광고는 현세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광고가 삶의 일부라는 얘기.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매몰된 폼페이 유적에서 운동경기, 선거, 여관 등의 광고가 나왔다고 한다. 그림이나 기호가 대부분인 이들 유적은 당시 생활상을 전해주는 생생한 목소리나 다름 없다. 이보다 훨씬 전인 기원전 3000년 바빌로니아 유적지에서는 포도주 선전문구가 적힌 유물이 발굴된 적도 있다. 이쯤되면 광고는 인류의 문명과 역사를 같이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인쇄술이 광고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켰을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 최초의 활자화된 광고 제품은 무엇일까. 책(시집)이다. 활자 광고가 활자 책을 첫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공교롭다. 1480년 윌리엄 캑스톤이 활판인쇄로 시집을 만든 뒤 남은 종이에 그 시집의 출판을 알리는 광고전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오늘날 전봇대나 벽면에 붙은 전단의 효시라고 하겠다.
TV의 등장은 광고의 비약적인 발전을 견인했다. 코카콜라가 OK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가 된 것도 TV 광고 덕분이다. 짧은 시간에 수많은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기 때문. 말보로 담배는 광고 캐릭터를 남성으로 교체한 뒤 한 해 3000%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터넷과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광고는 생활과 더욱 밀착됐다. 최근 스포츠 경기 중계 방송에서는 가상현실(VA) 기법을 이용한 VA광고도 보편화 추세다.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인근 식당의 이색광고가 화제다. 이들 광고는 거리에 다니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마치 하늘에서 보라는 듯이 옥상바닥에 광고문구를 커다랗게 새겼다. 62층짜리 고층건물인 BIFC의 입주기관 직원을 겨냥한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광고 역사에서 비행선과 풍선 등 하늘을 무대로 지상의 사람들에게 광고한 사례는 많다. 하지만 하늘쪽(?) 대중을 겨냥한 옥상광고는 흔치 않다. 고층건물이 흔한 시대 '조감(鳥瞰) 광고'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선구자라면 과도한 의미 부여일까.
조송현 논설위원 pin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