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보면서 갖게 되는 의문 하나. 다른 달은 30일이나 31일인데 왜 하필 2월은 28일이나 29일인가. 31일짜리가 절반이 넘는 7개나 된다. 그중에서 한 달을 30일짜리로 만들고 그 달의 하루를 2월에 보태주는 게 훨씬 더 균형도 맞고 합리적일 것 같은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1년을 365일로 계산해 달력을 만들었다. 그런데 실제 태양의 공전주기는 365.2422일이다. 거의 4년에 하루가 당겨지는 셈이다. 홍수 예측이나 농사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이러한 이집트의 달력의 단점을 개선한 사람은 프톨레마이오스 3세다. 그는 기원전 246년 '카노푸 포고'를 통해 4년에 한 번씩 1년이 366일인 달력을 만들었다. 이는 평균적으로 1년이 실제와 비슷한 365.2500일인 첨단 달력이었다.
이집트 정벌에 성공한 로마 장군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선진문물인 이집트 달력을 들여왔다. 원래 고대 로마 달력에서 새해 첫 달은 농사가 시작되는 봄철에 시작된다. 달력 순서는 1월 마르티우스(Martius)부터 시작해 10월은 디셈베르(December)이고, 연말 축제를 의미하는 페브루아리우스(Febriarius)가 12월이었다. 그런데 카이사르가 11월 1일에 율리우스 달력을 공포하면서 그 달을 1월로 정해버렸다. 이러다 보니 한 해의 마지막 달이 2월이 되고, 글자의 뜻과는 상관없이 8월은 10월로, 10월은 12월 등으로 뒤죽박죽됐다. 카이사르는 또 생일이 든 달인 7월을 아예 자신의 이름인 율리우스(Julius)로 바꾸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카이사르를 이어 정권을 잡은 아우구스투스 황제도 자신의 생일이 있는 8월을 아우구스투스(augustus)로 이름을 바꿨다. 특히 그는 30일로 돼 있던 8월을 31일로 늘리고 대신 2월은 하루를 줄여버렸다.
이제야 해답의 실마리가 보인다. 365일이 되는 해에는 어느 한 달은 반드시 29일이 돼야 하는데, 만만한 게 마지막 달이다. 2월이 선택된 것은 그 달이 원래 마지막 달이었다는 데 있다. 게다가 2월이 28일까지 줄게 된 것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욕심 때문이다.
달력은 문명의 역사, 특히 권력자·집권층의 역사다. 시간과 날짜를 자기 손으로 조정한다는 것은 신에 버금가는 권력이었던 것이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잘 보여준다.
연말 선물로 유행하던 달력이 최근 잘 보이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처치곤란이라며 귀찮아 할 지경이니 애써 만들거나 선물할 필요가 없어진 때문이다. 그렇다고 달력 사용이 준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누구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달력을 쉽게 사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권력이 분산됐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