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미국 시사잡지 타임(TIME)에 이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선정 이유는 난민사태에서 발휘한 리더십. FT는 "난민들에게 유럽의 문을 열어주며, 통일을 이끌고 유로화 탄생을 주도한 헬무트 콜 전 총리만큼 오래 지속될 유산을 남기게 됐다"고 평가. 앞서 타임은 선정 이유로 유럽 채무 위기와 난민 위기,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리더십을 발휘한 점을 들었다.
매년 12월이면 쏟아지는 '올해의 인물' 기관 중에서도 타임은 독보적인 전통과 권위를 자랑한다. '올해의 인물'은 '세계적인 영향력'과 맥을 같이한다. 메르켈은 올해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를 차지했고, 남녀 통틀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푸틴, 덩샤오핑 등 강대국 최고권력자가 자주 선정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2010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1999년)의 선정도 인간생활의 변화를 주도하는 영향력을 인정한 것.
'영향력'은 꼭 긍정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938년 히틀러 선정은 부정적인 영향력을 평가한 대표적인 사례다. 타임은 2007년 미국의 강력한 견제국으로 등장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선정하면서 '선정된 사람의 행동을 공인해준다는 의미가 아니고 다만, 그 해 가장 뉴스 가치가 있는 인물을 뽑은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편향이라는 지적을 받는 것은 당연.
비특정 인물도 여러 차례 선정됐다. 지난해 지구적 전염병인 에볼라에 맞서 싸운 '에볼라 전사들', 아랍권 민주화 운동과 99%의 월가 점령 시위가 세계적 이슈가 된 2013년의 '시위자들', 그리고 '미국의 과학자들'(1960년), '신세대들'(1966년) 등. '올해의 인물'에는 인간만 등장한 게 아니다. 타임은 1982년 컴퓨터를, 1988년엔 '위험한 지구'를 선정했다.
'올해의 인물'은 특정인이든, 단체든 아니면 사물이든 한 해 지구적인 관심사를 비춰보는 거울로써 손색이 없다. '2015 올해의 인물'을 통해 '난민 사태'가 올해 세계적인 핫 이슈였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메르켈은 "난민 포용은 '인도적 긴박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세계 10대 무역국인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올해 세계적인 이슈에 어떤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