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부피는 지구 전체 물의 약 99%를 점한다. 강 호수 시냇물 지하수는 지구 전체에 있는 것을 다 합쳐도 1% 미만이다. 이렇게 방대한 바닷물은 어디서 왔을까?
태양계에서 액체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체는 지구를 제외하곤 화성과 목성, 토성의 위성정도이다. 최근 NASA 가 화성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흐른 흔적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였으나 실제로 액체상태의 물이 현재 화성에 존재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목성 토성의 위성들에는 위성 표면에 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위성의 내부 깊숙한 곳에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다량 존재하는 행성은 현재로서는 지구가 유일하다. 태양계가 형성될 때 지구는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물이 기화되지도, 얼지도 않는 기가 막힌 위치에 놓임으로써, 다량의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생명체가 물을 기반으로 탄생한 것이다. 가히 조물주의 배려가 이 지구 위에 임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 우주의 천체들은 동일한 생성원으로부터 만들어졌으므로, 우주생성 초기의 천체의 구성성분은 거의 동일하며, 비슷한 비율의 물을 함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가까운 수성 금성은 크기가 작아 빠르게 냉각된 결과 화산활동이 미미해서 내부 물의 분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그나마 분출된 것들은 거의 모두 기화돼 약간의 수증기만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보다 태양으로부터 먼 위치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에서는 목성 토성의 위성들을 제외하고는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
지구표면의 바닷물은 지구내부에 있던 물이 지구 표면으로 분출돼 형성된 것이다. 지구에 낙하한 운석의 수분비율을 살펴보면, 운석 맨틀의 0.5%가 물로 돼 있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지구 내부 체적의 80%를 차지하는 맨틀에 존재하는 물의 10%만 분출됐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바닷물 총량과 일치한다. 현재의 화산활동량을 보더라도, 초기 지구에서의 화산분출은 현재의 바닷물양을 충분히 설명한다.
한편 바닷물에 들어 있는 소금 (정확히 말하면 염분)은 어디서 왔을까? 소금을 만드는 맷돌이 바다에 빠져서 지금도 소금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동화는 우스개로 지어낸 것이다. 지금도 강물은 흘러서 지구 표면에 있는 암석을 녹여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바다의 소금은 전부 강을 통해 들어와서 축적된 것일까? 이게 사실이라면 바닷물의 염분과 강물의 염분 조성이 같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바닷물은 계속 짜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바다의 염분은 염소(Cl)가 55%, 나트륨(Na)이 30%로 이뤄져 있어 그야말로 소금(NaCl)이 주성분이다. 그러나 강물은 탄산(CO₃)이 35%, 칼슘(Ca)이 20%여서 바닷물과는 성분이 판이하게 다르다. 강물이 말라서 바닷물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바다의 소금은 어디서 온 것일까?
지구생성 초기에 지구가 냉각돼 가면서 화산활동으로 인해 다량의 맨틀물질이 수증기와 함께 분출됐다. 이 분출된 물질(과잉휘발성물질)이 냉각된 수증기 속으로 녹아들어간 것이 초기 바다의 소금이 된 것이다. 지구 맨틀 상부의 구성성분을 분석해 보면 현재 바닷물의 구성성분과 아주 흡사하다.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또 있다. 화산활동이 진행되면서 분출된 가스가 화강암사이에 포획돼 그대로 갇혀 버린 상태의 굳어진 암석이 발견되는데, 이 암석에 갇힌 가스를 분석하면 현재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과잉휘발성물질(즉 맨틀의 구성성분)과 거의 동일한 구성성분을 보인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바닷물의 소금성분은 지구 생성초기에 화산분출에 의해 맨틀상부의 물질이 지구표면에 올라오면서 물에 녹아 형성된 것이 주를 이루고, 여기에 강물로부터 운반된 지각 풍화물질이 더해져 현재 바다의 소금을 이룬 것이다. 다시 말해서 바다는 강물에 의해 서서히 소금이 축적된 것이 아니고, 지구생성 초기에 화산분출에 의해 급격히 짜져 버린 것이다.
한편, 지금의 바닷물은 더는 짜지지도 희석되지도 않고 있다. 강물을 통해 들어온 염분은 그만큼 바다 퇴적물로 가라 앉아 균형을 맞추고 있다. 바다의 해수면도 요즈음 지구온난화 때문에 약간 상승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태초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강물이 흘러들어 왔음에도 요지부동의 바다 수면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해양대 환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