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상식 문제 하나. 1666년과 1905년의 공통점은. 정답은 '기적의 해'다. 과학의 역사에 기록된 단 두 차례뿐인 기적의 해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이 각각 천재성을 폭발시켜 과학사의 물줄기를 바꾼 해인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생이던 뉴턴은 1666년 페스트를 피해 울스토르프의 어머니 농장으로 귀향했다. 그해 뉴턴은 세 가지 대발견을 한다. 만유인력의 법칙, 미적분법, 광학이론 등. 뉴턴의 나이 24세 때다. 세 가지 중 하나만 성취했어도 위대한 과학자라는 명성을 얻기에 충분했을 터이다. 뉴턴의 과학적 연구의 핵심은 대부분 기적의 해 전후 2년, 1663년부터 1668년까지 5년 동안 이루어졌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한 해 과학사의 기념비적인 논문 5편을 쏟아냈다. 특수상대성이론, 광양자 가설, 브라운 운동의 해석 등. 광양자 가설 논문은 192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업적이 됐다. 브라운 운동 연구는 이듬해 취리히 대학교의 박사학위 논문으로 통과됐다. 1905년이 저물 무렵 아인슈타인은 3쪽짜리 소논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과학사상 가장 유명한 에너지-질량 등가공식(E=mc²)이 도출됐다. 아인슈타인의 나이 26세 때다. 그는 10년 후 대작인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한 후 다시는 이전과 같은 천재성을 폭발시키지는 못했다.
최근 17세의 천재소년 송유근 군이 물리학계의 핫 이슈인 우주론 분야의 연구논문을 쏟아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얼마 전 통과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학위 논문 '일반상대성이론의 천체물리학적 응용'을 비롯해 다음 달 블랙홀, 우주론에 관한 논문 2편을 더 제출할 것이라고 한다. 앞서 송 군은 지난달 '블랙홀의 자기권'에 관한 논문을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 논문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송 군의 나이가 불과 17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천재성 폭발의 전조로 기대해봄 직하다.
일부에서 제기한 '블랙홀 자기권' 논문에 대한 표절의혹은 안타깝다. 송 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반박했듯이 논문의 핵심은 송 군이 독자적으로 유도해낸 편미분방정식 부분이며, 천체물리학저널 편집자가 '표절 문제가 없다'고 알려왔다면 더는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17세 천재 물리학도에게 표절의혹 제기는 너무 가혹하다. 송 군이 제3의 기적의 해를 잉태하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