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수 x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데카르트가 처음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지수를 x,y,z로 표기했고 기지수(旣知數)를 a,b,c 등으로 썼다. 데카르트가 원고를 출판사에 맡겼는데 인쇄소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활자가 x자여서 미지수를 x로 표기했다나. 인도에서 발명한 '0'과 함께 미지수 x의 사용이 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동양 수학도 서양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조선시대 수학책인 '산법통종(算法統宗)'엔 이런 문제가 나온다. '좋은 술은 한 병에 세명이 취하고, 나쁜 술은 세 병에 한 명이 취한다 하자. 좋은 술과 나쁜 술을 합해 열아홉 병을 서른세 명이 마시고 취했다면 좋은 술과 나쁜 술은 각각 몇 병인가?' 다시 말해 x+y=19, 3x+1/3y=33이란 연립방정식. x 즉 좋은 술은 10병, y 즉 나쁜 술은 9 병이 정답. 조선 후기엔 10차 방정식까지 풀어냈다고.
그뿐만이 아니다. 원주율 π가 동양에선 '밀률(密率)'이라 불렸다. 영조 때 홍대용이 지은 '주해수용(籌解需用)'엔 sin을 '정현(正弦)', cos을 '여현(餘弦)', tan를 '정절(正切)'이란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삼각함수표도 이를테면, 정현 25도 42분 51초(sin 25.4251)의 값을 0.43388883739118로 소수점 열세 자리까지 명기했을 정도.
미지수란 의미를 차용해 x란 단어가 여러 곳에 쓰이고도 있다. '구글 글래스'를 개발한 구글은 위험 부담이 크고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를 연구하는 'X프로젝트 팀'을 운영하고 있다. 1895년 뢴트겐이 새 방사선을 발견했을 때도 'X레이'라 불렀다. 정체를 모르는 스파이 찾기 TV예능 프로그램의 이름도 '일요일이 좋다. X맨'이었고 '런닝맨'이란 프로그램에도 'X맨'이 등장할 정도이니.
서울대에 난데없는 '피해자 X' 비상대책위원회란 게 등장했다. 이 대학 수리과학부 강모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학생 22명이 결성한 것. y=f(x)란 함수식처럼, 교수가 학생들을 종속변수인 미지수 x처럼 다뤘다는 의미라고. 그는 무려 10년 동안 식사 자리나 교수 연구실에서 신체 접촉을 하고 협박까지 했다고. 교수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전형적인 '갑을 관계형'성추행. 전 국회의장에 이어 전 중앙국립의료원장과 전 검찰총장의 성추행 의혹까지 터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유력인사라는 이들의 성도덕이 이 수준인지 생각할수록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