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교황이 우리를 찾는 까닭은? /최원열

절망과 고통의 한국에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마피아 단죄한 그처럼 정피아·관피아 척결, 의지와 실천력 가져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구는 코스모스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 관점에서 분간하기도 힘든 작은 점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끝없이 저지르는 잔학 행위를 생각해보라. 만용과 자만심, 인류가 우주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푸른 점은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좋든 싫든 지금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하게 지키는 게 우리의 의무다.

'시공을 초월한 빅 히스토리-코스모스'의 에필로그 부분이다. 가슴이 쿵쾅 뛰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렇다. 인체로 치면 지구는 세포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날이면 날마다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아수라지옥이 펼쳐진다. 우크라이나에서 팔레스타인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내전이 그치지 않고, 소중한 생명들이 파리 목숨처럼 취급된다.

인류는 정의를 잃었다. 힘이 지배하는 털복숭이 존재가 되었고, 물질적으로 나아졌을지언정 정신은 진화의 법칙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시선을 나라 안으로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숱한 인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터졌지만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인과 관료들은 꿈쩍 않는다. 관피아 척결과 국가 대혁신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얼마나 답답했는지 대한성공회 김성수 주교가 일갈했다. "정치하는 양반들을 보면 우리가 언제 편했던 적이 있나 싶다. 흠이 많고 모자라면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하는데 뒤를 캐면 다 똥이잖아"라고.

박근혜 정부는 대개혁의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뿌리 깊은 부패로 환부가 곪아터질 지경인데도 봉합에 열중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국가 대혁신과 경제 살리기를 부르짖고 있으나 기초가 흔들거리고 있으니 앞날이 캄캄하다. 성실과 정직으로 도전해봤자 물먹기 십상인 시스템, 법 앞에 만인이 절대로 평등하지 않은 나라, 그리고 원칙이 실종된 사회에서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절대 없다. 금력과 부패 앞에서 국민들은 질식할 지경이다. 공정 사회에 대한 타는 목마름만 있을 뿐.

나라 전체가 절망과 고통에서 헤매고 있는 지금, 영적 지도자가 우리를 찾아온다. 오로지 가난한 자를 위해 뛰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의 메시지는 앞서 소개한 코스모스 마지막 대사와 다르지 않다. 한없이 겸손하고 낮은 곳으로 임해야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교황은 몸소 실천한다. 하지만 불의 앞에서 그는 거침이 없다.

마피아 파문. 교황이 날린 직격탄이다. 영화 대부 시리즈에서 봤듯이 마피아 조직은 가톨릭 전통을 충실히 따르는 척 하면서 살인을 밥먹듯 하고 돈벌이에 혈안이 된 암적 존재다. 심지어 교황청과도 검은 커넥션을 유지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교회에 거액을 기부하면, 반대 급부로 일부 부패 성직자가 마피아 예식에 참석해 사회적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비판도 무성하다.

교황은 이를 참지 못하고 분연히 일어섰다. 지난해 바티칸은행을 개혁한데 이어,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마피아 희생자 추모미사를 집전했다. 그리고 최후의 일격으로 파문을 선언한다. 마피아는 악의 숭배자이며 공동선을 모욕했다고.

교황이 마피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여전히 방탄차량을 거부한 채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는 파격행보를 계속한다. "내 나이에 잃을 게 많지 않다"면서. 참으로 담대하고 숭고한 지도자가 아닌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를 향해 거듭 화두를 던진다. 왜 이토록 많은 이들이 함께 울어주는 능력을 잃었는가, 왜 남의 고통에 익숙해졌는가라고. 긍정과 희망, 지혜와 사랑으로 손잡고 나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여기에 담겨 있다. 마음이 숙연해진다. 미래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장선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지금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다.

뿌리 깊은 적폐였던 마피아를 단죄한 교황이 오는 14일 방한한다. 그를 맞는 우리도 같은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피아와 관피아를 척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실천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쩌면 또 다른 마피아에 신음 중인 대한민국을 준엄한 경고와 함께 사랑으로 어루만져주려고 찾는지도 모른다. 그걸 깨달았으면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7. 7‘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8. 8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9. 9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10. 10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8. 8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9. 9野 유용원 “21사단 北 철책선 MDL 남쪽 지역 설치…MDL 침범 광범위”
  10. 10국민권익위, 울산 광역 및 기초의회 위반 사항 무더기 지적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3. 3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6. 6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7. 7‘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8. 8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9. 9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10. 10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배지의 실력행사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상표권 알박기
민원인(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AI 해킹에 노출된 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