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시·군의회 '봐서 즐거운 싸움'을 하라 /염창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남의 집 싸움 구경이 가장 재미난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어찌보면 가학적이다. 그렇지만 피가 튀고 살이 찢어지는 이종격투기의 인기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것을 보면 인간의 본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 단순히 주먹만 주고받는 권투는 이제 자극이 없어 시시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

남의 집 사람들이 싸우는 거야 내가 보지 않으면 그만이다. 대개는 그러다 끝나고마니 큰 문제도 되지 않는다. '강 건너 불구경'도 시들해지면 재미가 없다. 그런데 특정 집단의 '밥그릇 싸움' 같은 것이 벌어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역시 신경 끊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겠지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터라 문제는 심각해진다. 

요즘 신문을 펴거나 TV를 볼라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뉴스가 광역·기초자치단체 의회의 추태다. 선거가 치러지는 4년마다 벌어지는 일이니 그러려니 넘어가려다가도 이번에는 경우가 심하다는 느낌이 들면서 시쳇말로 '머리에 뿔이 돋는다'. 하는 행동이 어쩌면 하나같이 똑같은지 저절로 '쯧쯧'하고 혀차는 소리가 나온다.

울산시의회에서는 새누리당 초선과 재선 이상 의원 간 다툼으로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해 개원이 연기되는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표면적으로는 시의회 의장 내정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것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21명(전체 시의원 정수는 22명)의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11명인 초선 의원들은 재선인 의장 내정자가 관례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재선 위주로 선임하려는 것이 부당하다며 내정 백지화를 관철시켰다. 이런 와중에 의장 내정자와 상임위원장 후보가 사퇴와 번복을 반복하면서 개원이 당초보다 일주일이나 미뤄졌다.

양산시의회에서는 어린이 집 운영과 관계가 있는 의원들이 어린이 집 관리·감독권이 있는 특정 상임위에 배정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해당 의원들은 배정에 앞서 원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어린이 집 직접 운영에서 손을 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세 살 배기 아이가 들어도 고개를 흔들 일이다. 부인이나 아들이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어린이 집에 대해 해당 의원이 정말로 사심없이 일처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누가 믿을 수 있는가. 내 밥그릇 챙기기 생각이 없었다면 실현될 수 없는 일이다.

의령군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의장 자리를 놓고 다투다 초선 의원에게 의장직을 헌납(?)했다. 모두 10명(새누리당 7명·무소속 3명)인 의원들은 의장 선출을 위해 투표를 했다. 새누리당 소속 재선 이상 의원 2명 가운데 한 명을 밀어주자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으나 초선 의원이 6표를 얻는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내게 이익을 줄 것 같지 않은 사람은 죽어도 의장 못 시킨다는 심보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되니, 새누리당 의원으로서는 '제 발등 찍은 꼴'이 됐다. 초선 의원이 군의회 의장에 오르는 것도 이례적인데 더 황당한 것은 다음에 일어났다.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새누리당 의원 일부가 의회장을 박차고 나간 뒤 회의 속개 때까지 돌아오지 않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였다.

경남 울산의 다른 지자체 의회라고 사정이 훨씬 나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이 의장단을 구성하고 개원을 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른바 '목 좋은 자리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하도 자주 반복되니 이제는 연례행사라고 여겨질 정도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의원들의 의식이 완전히 뒤바뀌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4년 뒤에도 재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 유권자들은 다시 한 번 역겨운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을 봐야 한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의원 자질 부족론에는 동의하지만 자치단체 의회 무용론이나 폐지론에 대해서는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 몇몇 잘못이 터졌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권리조차 무시됐던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신 광역·기초차지단체 의원들에게 '즐거운 싸움'을 벌여 유권자들에게 보는 기쁨, 응원하는 희열을 달라는 부탁을 해 본다. 

즐거운 싸움이 뭐냐고. 부당한 시·군정에 대한 결사적인 저항,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규제에 대한 박터지는 투쟁, 비리 공무원을 솎아 내는 저돌적인 근성,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협하는 독소 제거, 초심을 잃어 가는 자신과의 한판 승부 등. 뭐, 도처에 널려있지 않은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3. 3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4. 4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5. 5[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6. 6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7. 7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8. 8‘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9. 9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10. 10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1. 1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2. 2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7. 7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8. 8[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9. 9[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0. 10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4. 4‘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에 거래소들 보안 점검
  5. 5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6. 6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7. 7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8. 8‘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9. 9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10. 10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1. 1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2. 2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3. 3[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4. 4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5. 5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6. 6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7. 7전조등 얼굴에 비췄다고 운전자 폭행한 50대 징역 6개월
  8. 8“나 감방서 나왔다”…출소 나흘 만에 또 스토킹한 60대 징역형
  9. 9전남 곳곳서 차량 추돌 잇따라…25명 부상
  10. 10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