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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시론] 소치에서 배운 것, 평창에서 펼치자 /남희은

김연아·안현수 통한 온 국민의 가슴앓이, 평창 완벽한 준비로 다시는 없게 했으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2-24 19:35:46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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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88개국, 2856명 선수 참가, 98개의 금메달, 스포츠를 통한 지구촌 축제. 잠 못 드는 밤의 향연은 이제 끝이 났다. 올림픽 기간 초반에 예상밖의 난조로 올림픽 열기는 생각보다 달아오르지 않았지만, 2018년 평창으로 이어지는 소치 동계올림픽은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빙속 여제 이상화의 첫 금메달,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박승희 2관왕, 첫 올림픽 출전에서 금·은·동을 휩쓴 유망주 심석희, 피겨 여왕 김연아, 마지막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추월팀에서 받은 값진 은메달. 금3·은3·동 2개의 메달 속에서 아쉬움이 더 많은 동계올림픽으로 한국은 3회 연속 10위 이내 진입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태극마크가 곧 메달리스트가 되다시피했던 쇼트트랙 강국 대한민국에서 남자 쇼트트랙은 노메달에 그쳤다. 반면 부상과 대표팀 탈락, 팀 해체 등으로 불가피하게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가 황제의 귀환이라는 극찬 속에 러시아에 3개의 금메달을 안겨 주었다. 러시아 국기를 들고 흔드는 빅토르 안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분노에 가까운 가슴앓이를 하였으며, 빙상연맹의 문제에 정부가 직접 나서게 되었다. 올 클린의 완벽한 경기 속에 편파 판정으로 메달의 색깔이 바뀐 김연아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 홈 어드밴티지 희생양이 된 판정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국민여론이 함께하는 올림픽이었다.

그러나 메달 색깔과 상관없이 세계가 인정한 진정한 챔피언 김연아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의 역전승, 국민에게 짜릿한 감동을 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의 선수들, 그 감동의 순간을 잊을 수 있겠는가. 6번째 올림픽 출전인 이규혁 선수는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가치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더불어 컬링 여자대표팀의 선전, 스켈레톤의 가능성, 봅슬레이, 모굴스키, 그동안 우리가 집중적으로 투자하지 않았던 비인기 종목들의 선수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하계올림픽 종목 위주의 스포츠 인프라 속에서 제대로 된 전용 경기장 없이 이렇게 땀 흘려 성과를 낸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1등만 기억하는 스포츠가 아닌 열심히 뛴 그들의 땀방울과 눈물, 아름다운 도전을 인정하는 올림픽이어야 한다.

평창으로 이어지는 폐막식 감동의 여운을 안고 우리는 새로 준비를 해야 한다. 빅토르 안을 바라보는 가슴앓이는 이제 그만두고 안현수가 대한민국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자. 국적 선택이 비교적 느슨한 월드컵에 상당수의 선수들이 출생국과 다른 국가대표팀에서 뛰고 있지 않은가. 선수 개인의 상황과 욕구, 국가들의 전략적 선택이 맞물린 결과이므로 쿨하게 받아들이자. 이를 계기로 실력이 제대로 인정받는 경기환경을 만드는 일이 절실하다.

판정 시비의 아쉬웠던 결과를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피겨 여왕 김연아는 세계가 놀랄 만한 인생 제2막의 역사를 써내려 갈 것으로 기대한다. 억울한 '소치의 김연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스포츠 전문외교 인력을 길러야 한다. 스포츠 외교관, 경력을 갖춘 경기인, 스포츠 행정가들을 길러 국제심판, 국제 연맹 고위 임원, IOC 위원, 국제 스포츠 단체의 지도자들로 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올림픽 유치는 스포츠 이상의 것으로 국가적 위신과 명성과 결부돼 있다.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전환하고 국가 브랜드를 재정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3번의 도전 끝에 이루어낸 평창유치의 꿈, 간절함만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유익한 종합적인 국가 행사로 준비해야 한다.

행사가 얼마나 열광적이고 성적이 얼마나 기록적인가 하는 것보다는 그것들이 얼마나 청중의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인가 하는 데 두자. 하계올림픽 편향에서 벗어나 동계올림픽 상생 환경 만들기, 전지훈련이 아닌 전용훈련 시설의 인프라 확충, 엘리트 스포츠 육성뿐 아니라 국민체육, 사회체육의 저변확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최고' '최대' 수식어가 붙는 대회보다 '내실있는 대회'로, 올림픽 개최 효과를 최대한 지속가능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국위선양의 신드롬을 넘어, 스포츠를 통해 실현되는 가치들과 2002년 월드컵 국민대통합의 경험이 재현되는, 꿈이 실현되는 평창이 되기를 기대한다.

고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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