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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위험수위 넘은 지방 재정 적자 /홍광식

지자체 파산 선고 남의 나라 일 아냐, 지방세 비율 높이고 주민자치 구축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2-18 20:09:26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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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244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무가 공식적으로는 27조 원이고 민자사업(BTL) 등 숨겨진 부채를 포함하면 126조 원에 달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1년 예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 되는 지자체도 10곳이 넘는다. 재정 자립도가 50% 미만인 곳도 216개다. 중앙정부가 부족한 예산을 대주지 않으면 지자체 상당수가 당장 부도날 상황이다.

안전행정부는 그 대책으로 지자체 파산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지자체 파산제도는 중앙정부가 재정이 파탄난 지자체에 개입해 단체장과 지방의회 권한을 통제하면서 구조조정을 실시해 재정을 건전하게 회생시키는 제도다. 중앙정부는 해당 지자체의 공무원 인력과 사업을 줄이고 주민세·수도료·교통요금을 올릴 수 있다. 기업과 달리 지자체는 청산할 수는 없고, 피해는 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파산상태에 이른 지자체의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비참하다.

지난해 미국연방파산법이 적용된 디트로이트시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1950년대에는 주민의 평균소득이 전미 1위, 인구는 다섯 번째의 대도시였다. 전성기 180만 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70만 명으로 줄었고, 실업률은 50%, 아이의 빈곤율은 60%, 범죄발생률은 전미 최악이다. 시내에 빈집이 8만 호나 되고, 가로등 대부분이 부서져 있는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제 기능을 못하는 폐허의 거리가 되어 있다. 범죄는 이미 '풍토병'처럼 돼버렸고, 떠나지 못한 시민은 희망이 없고 하락하기만 하는 생활 수준에 지쳐 있다.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시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지나가는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곳이다. 주력산업인 탄광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재정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시설투자로 353억 엔(약 4000억 원)의 빚을 지고, 2006년 6월 파산신청을 했다. 공무원 수는 절반 이하로 감소되었고 공무원들의 봉급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초등학교 6개가 폐교되었고 시립도서관, 수영장, 공중화장실 등 많은 공공시설이 폐쇄돼 행정서비스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을 뿐 아니라, 양노원이 폐쇄되고 시립병원의 진료시간이 축소되는 등 복지서비스도 대폭 감축되었다. 반면 세금은 다른 도시의 몇 배 이상으로 올라 많은 시민들이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외지로 떠나갔다. 인구 12만의 도시가 불과 5년여 만에 1만2000명으로 줄었고, 텅 빈 거리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폐허가 되어 죽음의 그림자만 드리우는 유령도시가 되었다.

디트로이트시나 유바리시의 사례는 더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지자체 파산제 도입을 검토하면서 우리나라의 지자체의 재정상황이 이렇게 된 근본원인과 관련하여 현재 20% 수준인 지방세 비율을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수준인 40% 이상 되도록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등 지자체 재정의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갈수록 복지사업을 확대하면서 재정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 그러면서 지방세 수입 중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 대 2 수준으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

안행부가 올 하반기에 파산제도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사전에 지자체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는 것은 지자체 의견에 관계없이 파산제를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간에 쫓기듯 서둘러 처리하려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과도 맞지 않는다. 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작년부터 사상 처음으로 지방세수가 예상보다 감소했고, 내년부터는 재정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빚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장기적으로 지방재정문제도 주민자치를 기본으로 주민들이 자치단체 살림을 통제할 수 있는 재정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방재정 정보를 소상히 공개하고 시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임기 중에라도 자치단체장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민소환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치단체장들이 진정으로 주민들 위해 일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건실한 재정구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주민들의 표를 의식하고, 목전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전시성, 선심성 개발사업으로 평가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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