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 342조 원 가운데 복지예산이 101조 원을 차지했다. 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30%에 이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예산 규모만 놓고 본다면 본격적인 복지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또 늘어난 복지 예산이 무상보육 실현, 반값등록금, 서민사회보험 지원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선별적 복지를 넘어 보편적 복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복지예산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여야가 대선 과정에서 쏟아낸 각종 복지 공약들을 새해 예산안에 대거 반영한 결과다. 박근혜 당선인 역시 다양한 복지 분야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새해 예산안에는 이 가운데 '만 0~5세 무상보육'과 '대학생 반값등록금'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부담 절반 완화'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무상보육 혜택을 받지 못했던 3, 4세 유아를 둔 가정을 비롯해 소득 하위 70% 대학생, 월 급여 130만 원 이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새롭게 수혜 대상이 됐다.
복지예산 증액은 당선인이 강조했던 사회통합, 경제민주화에도 부합된다. 또한 복지국가는 여야를 떠나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과제다. 그런 점에서 당선인이 제시한 복지공약 중 새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들도 순차적으로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4대 중증질환 치료비 국가부담, 기초연금 도입, 초등학교 온종일학교, 고교 무상교육 등이 그것이다.
복지국가 실현의 최대 걸림돌이 예산 확보이다. 새해 예산에서는 한정된 재원으로 복지예산을 늘리다보니 우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였다. 정부는 또 각종 세법 개정을 통해 복지 재원을 충당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인하(4000만→2000만 원)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이 예산안과 함께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결국 증세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 증세가 저소득층에 부담을 주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부가가치세보다는 소득세·법인세의 인상이 복지국가로 가는 올바른 세원 확보 방향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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