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이후 벌어지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내홍은 보기에 안쓰럽다. 그저께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류와 비주류 간 갑론을박 끝에 연내 원내대표를 뽑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절충은 이뤄졌지만 내부 분열상이 매듭된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도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대선 패배를 극복하기 위해 심기일전하기는커녕 책임 추궁과 권한 다툼만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이번 대선은 야권에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은 대부분이 인정하는 결론이다. 이명박 정부 5년이 실패로 점철돼 국민들 사이에 변화의 욕구가 거셌는데도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패배했기 때문이다. 패배의 원인이야 물론 다양할 것이다. 선거전략의 부재와 안철수에 매몰된 운동방식, 이정희 효과, 주류·비주류 간 갈등 등 손에 꼽을라면 끝이 없다. 후보와 주류 측에 1차적 책임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선거에 미온적이었던 비주류의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대선에 나타난 민심을 파악하고 변화상에 맞춰 당을 대혁신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런 화급한 과제를 팽개치고 주도권 다툼이나 벌여서야 다음 대선에서도 희망이 없다. 기대가 컸던 만큼 좌절감도 크겠지만 그렇다고 분열상만 국민들에게 보여 주는 건 곤란한 일이다. 선거에 졌지만 그냥 진 것은 아니다. 48%에 달하는 지지와 1469만 표라는 득표는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위기를 극복하려면 우선 문재인 전 후보를 비롯한 주류 측이 겸양의 미덕을 보여야 한다. 스스로 패배의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권한을 양보하되 당의 재건을 위해 조직과 노선, 인적 쇄신을 이루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자칫 혁신이 주도권 확보의 빌미가 되어서는 자멸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비주류 측도 주류의 일방적인 책임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지역당의 한계를 벗고 전국 정당이 되려면 기대를 넘어서는 대혁신을 이루는 것 외 다른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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