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선후보 부부의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은 그에 관해 '착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비록 그가 신속하게 모든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아무리 당시 관행이었고 불법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부부 모두 다운계약을 한 사실 자체가 도덕성에 큰 흠집을 냈기 때문이다. 잘못과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논문 재탕 의혹에다 대그룹 회장 구명운동에 나선 전력, 그리고 은행 보상위원으로 있으면서 은행장 연봉 대폭 인상을 결의한 반면, 비정규직 상여금은 적자를 이유로 거절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 후보가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착한 안철수'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때가 덕지덕지 묻은 기존 정치와는 다른 품격 높은 정치를 선언한 그에게 박수가 쏟아진 것은 당연하다. 소통과 진심의 정치 철학으로 무장한 그의 지지율은 급등했고, '안철수 현상'은 더욱 깊숙이 국민 속으로 파고 들었지만 다운계약서건이 터지면서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는 위기를 맞게 됐다.
물론 다운계약서라는 사안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문제는 그가 자랑해온 순백의 이미지에 때가 묻은 것이고, 안철수도 여타 정치인들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의 기자회견을 보면 발빠르게 잘못을 인정한 점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정치'와 하등 다를 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소통을 강조한 '국민의 정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30초에 걸쳐 짤막한 사과문을 읽고는 질문도 받지 않고 등 돌린 것은 쌍방향 소통이 아니라 일방 통보에 다름 아니다.
도덕성 검증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정책 집행의 정당성을 위해서라도 극히 중요한 절차다. 따라서 예, 아니오식으로 넘어가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당연히 잘못됐으면 해당 사안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놔야 한다. 자초지종을 알아야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 아닌가. 안 후보는 앞으로 검증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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