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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부산 여름 바다, 난장판을 거둬라 /강춘진

술판·장사판·몰카…무법천지의 해운대, 인파·파라솔 집계 등 뻥튀기 행정도 눈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8-15 19:10:1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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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물인가 보다. 서서히 아쉬움이 밀려온다. 여름 해수욕장의 파도는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건만, 이 아쉬움은 1년간 지속한다.

매년 8월 중순이면 으레 해수욕장에도 파장 분위기가 역력하다. 백사장에서 '그늘을 파는' 등 한철 대목 장사에 혈안이 됐던 사람들은 파라솔을 하나둘씩 거두기 시작한다. 이들은 올여름 장사에서 재미를 좀 봤을까. 썰물에 얹혀 빠져나간 여름 장사철이 밀물에 다시 실려 오려면 1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그들이기에 이번에도 모랫바닥이 닳도록 백사장을 누볐으리라.

부산의 여름 바다가 저물어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해수욕장 백사장을 밟았을까. 바다를 낀 지방자치단체들은 하루 수십만 명 운집 등을 예사로 거론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최고의 해수욕장인 해운대에는 주말마다 100만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는데 "믿거나 말거나"가 따로 없다. 해운대해수욕장에 100만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는 그 뜨거운 시점에는 계곡이나 물놀이장에도 사람들이 지천으로 깔렸다는 점에서 해수욕장 인파 집계는 심하게 과장된 편이다. 뻥튀기처럼 부풀어 오른 해수욕장 인파 집계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좀 나아져 지역에 따라 당일 집계 내용을 발표하기 직전에 1만 명이나 십여만 명을 살짝 깎아 부르기도 한다. 어쨌든 여름이면 부산에는 인구가 갑자기 배로 불어나는 느낌이다.

해수욕장 피서객 인파를 부풀리는 지자체들은 오래전부터 전국의 관광객이 제 지역으로 많이 찾은 것을 자랑하고 싶은 욕구를 뻥튀기 집계로 채우는 모양새다. 그만큼 부산 여름 바다에는 사람이 많다고 보면 될 터.

여름 바다의 그 많은 사람 중 적지 않은 피서객들이 '난장판 해수욕장'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다니 짜증이 난다. 사람이 몰리면 당연히 장사꾼도 들끓게 마련이고, 낭만의 해변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부산 여름 바다의 난장판 해수욕장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이건 아니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비키니 차림의 여성 입욕객을 은근슬쩍 감상하는 것만으로는 '은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일부는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몰래 감독'을 자처하는 것이 해수욕장의 새로운 풍속도가 돼 버렸다. 이 풍속도를 그려내는 '몰래 감독'들의 연령층과 국적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부산의 여름 바다가 영글어간다. 곡식이 익고 열매가 맺는 계절을 앞둔 해수욕장은 어떤 결실을 보여줄까.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지자체들은 이번 여름에도 새벽마다 백사장 곳곳에 맺힌 쓰레기 더미를 치우는 데 많은 인력을 투입했다. 그런가 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밀려든 피서객들이 백사장에 쏟아낸 쓰레기는 해수욕장의 추악한 결실이었다. 어차피 여름 바다는 요란스러운 것이 아닌가. 난장판 해수욕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자체가 나서서 음주 캠페인을 벌이는 등 요란을 떨었다. 여기서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열린 각종 축제판을 협찬한 업체에 국내 유명 맥주회사들이 자리 잡은 것은 아이러니다.

부산 해운대구청이 칼을 뽑은 모양이다. 다음 달 '건전한 해수욕장 만들기 법시민추진위원회'를 만드는 등 난장판 해수욕장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한다. 이것 또한 자가당착의 이벤트로 전락할 우려는 없을까. 해운대구가 백사장에 깔린 파라솔을 기네스북에 등재하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그 숫자를 집계하는 등 난리를 피우던 때가 엊그제 같다. 당시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의 파라솔을 세계만방에 알리겠다는 그 기개를 높이 산 사람도 일부 없지는 않았다.

부산의 여름 바다에는 사람이 몰리니 많은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이건 아니다. 밤새 술판이 이어지고, 도를 넘어선 장사꾼을 지자체가 통제하지 않아 난장판으로 변하는 해수욕장은 목불인견이다. 백사장 곳곳에서 활동하는 음흉한 시선의 '몰래 감독'들이 판을 치는 세태도 역겹다.

내년 부산 여름 바다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할 텐데. 때가 되면 알겠지.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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